노들섬 ‘맹꽁이’ 또 이사간다…예술섬 개발 서식지 넓힌다 [세상&]

예술섬 개발 환경영향평가서 전문가들 “맹꽁이 서식지 훼손” 우려
전문가와 생태환경협의체 구성 “서식지 현재 규모서 더 키워 조성”


맹꽁이.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환경단체 등의 제동으로 맹꽁이의 생존이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성 사업의 복병으로 떠오른 가운데, 서울시가 맹꽁이 서식지를 지금보다 더 넓게 조성하는 방향으로 보호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환경단체와 협의를 통해 노들섬 동편에 일자로 조성돼 있는 현재의 습지를 더 넓게 만들어 맹꽁이의 서식환경을 개선하기로 했다”며 “맹꽁이 서식지를 글로벌 예술섬 상단부 설계안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노들섬 동쪽 숲에 마련된 서식지는 폭 1m 길이 100m 규모로 2017년 조성된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말 노들섬 맹꽁이 보호를 위해 ‘생태환경협의체’를 구성하고 한 차례 회의를 진행한 바 있다. 두 번째 회의는 오는 3월 열린다.

환경단체 등 전문가들은 서울시가 노들 글로벌 예술섬 착공에 앞서 구성한 전략환경영향평가협의회심의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맹꽁이 서식지 훼손에 대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심의위원 중 한 명은 의견서에서 “맹꽁이 서식지에 대한 현황 파악과 분석, 그리고 이를 고려한 대안설정 영향 저감 방안 등의 내용이 (설계안에)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아 적극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심의위원도 의견서에서 “계획 지구 내 노들섬 맹꽁이숲에 대해서는 명칭이 상정하는 의미를 고려해 양서, 파충류 전문가가 우기시 주야간 현황조사를 통해 현황을 파악하고 사업시행으로 인한 영향예측과 적절한 저감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맹꽁이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동물 2급이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규정에 따라 서식환경을 체계적으로 보호·관리해야 한다. 맹꽁이는 습지 아래 있다가 여름 장마철에 물이 고인 습지에 알을 낳는 속성이 있다. 기온이 높아질 경우 맹꽁이 알이 말라 버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 습지를 넓히면 고인 물의 양이 많아져 번식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2005년 노들섬에서 맹꽁이 집단서식이 처음 확인된 후 서울시는 2010년 7월~10월 사이 상암동 노을공원에 서식처를 이전했다. 이후 노들섬에 서식지를 만들고 2017년 맹꽁이를 다시 옮겨왔다. 과거 맹꽁이 서식지 이전 경험이 있어, 이번에도 유사한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한편 예술섬 사업은 노들섬 11만 9114㎡(상단부 6만78㎡ ·하단부 5만9036㎡)에 미디어 시설물, 팝업월 (가변형 편의공간), 수상예술무대, 접안시설, 생태정원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영국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불리는 토마스 헤드윅이 설계를 맡았다. 하단부 설계는 마무리돼 올해안에 착공에 들어가며, 상단부는 현재 설계를 진행중이다. 계획대로라면 노들섬 글로벌 예술섬은 2027년 완공된다.

영국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이 제출한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감도.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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