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업무성과 보고하라” 머스크 지시에 FBI 수장 “무시하라”

NYT “공동 대통령 머스크, 권력 한계 시험대”
국가정보국, 국방부, 국무부 등도 답변 늦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 장관.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고강도 공직사회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가 전체 연방정부 공무원 230여만명을 상대로 최근 업무 성과를 보고하라고 통보했으나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직원들에게 이런 요청에 대해 무시하라고 지시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트럼프 정부 탄생에 공헌한 머스크가 ‘공동 대통령’이란 평가까지 받고 있는 와중에 머스크가 어디까지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단면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평가했다.

파텔 FBI 국장은 이와 관련, 내부 문서를 통해 “FBI 인사들도 인사관리처(OPM)로부터 정보를 요구하는 이메일을 받았을 수 있으나 FBI는 자체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단 답변을 보류하라”면서 “추가 정보가 요구될 때 이에 대한 대응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 등이 보도했다.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직원들에게 내부 메시지를 통해 “업무의 민감성 및 기밀 수준을 고려할 때 정보기관 근무자들은 인사관리처 이메일에 답변해서는 안 된다”고 지시했다.

티보르 나기 국무부 차관 직무대행도 직원들에게 “어떤 직원도 자신의 지휘 체계 밖으로 자신의 활동을 보고할 의무가 없다”면서 “국무부가 직접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역시 내부 메시지를 통해 “국방부는 직원들의 업무 성과 평가를 책임지고 있으며 자체 절차에 따라 이를 수행할 것”이라면서 직원들에게 머스크의 이메일에 답변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머스크 지시에 반기를 든 파텔 국장 및 개버드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이른바 ‘트럼프 충성파’ 인사들로 꼽힌다.

나기 차관 직무대행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대행으로 임명됐다.

이들이 내린 내부 지시는 머스크의 요구에 반하는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받은 머스크에 도전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일부 기관은 직원들에게 상반된 지시를 내리면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직원들에게 머스크의 지시에 따르라고 안내했다. 하지만 복지부 산하 국립보건원은 추가 지침이 있을 때까지 답변을 보류하라고 지시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일부 부서는 머스크의 업무성과 보고 요구를 우주선 발사 등 업무를 홍보할 기회로 삼으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NASA 다른 부서에서는 암호화되지 않은 방식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것에 대한 보안 우려 등을 이유로 구체적 지침을 기다리라고 지시했다.

정부효율부(DOGE)를 이끄는 머스크는 전날 OPM을 통해 연방 공무원 전체에 보낸 ‘지난주에 무엇을 했습니까’라는 제목의 이메일에서 지난주에 한 일을 5개로 요약 정리해서 24일 11시 59분까지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또 그는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사임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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