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주식 뭐 살까” 퇴근 후 식탁서 부부가 함께 거래…대체거래소 시대 투자법은? [대체거래소 시대 개막]

3월 4일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 공식 출범
프리·메인·애프터마켓 운영…거래시간 12시간으로
호가 추가 제공…더 정교한 투자 전략 수립 가능
NXT, KRX보다 체결수수료 20~40% 낮아
1단계 10개 종목 거래 가능…3월 31일 이후 800개 종목
“사용하는 증권사 NXT 거래 가능 여부 확인해야”


[챗GPT를 사용해 제작함]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1주일 후면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NXT)가 공식적으로 닻을 올린다. 다음달 4일부터는 한국거래소(KRX)의 70년 독점 체제가 깨지고 주식 거래에 ‘복수 시장·경쟁 체제’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장(場)이 열리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에 맞춰 국내 주식 시장을 통해 자산 증식에 나선 ‘동학개미(국내 주식 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법에도 새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24일 넥스트레이드 등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체거래소 출범으로 인해 일반 투자자들이 체감할 가장 큰 변화 포인트는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점이다.

그동안 한국거래소 단일 체제에서 주식 거래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이었다. 하지만, 넥스트레이드의 등장으로 주식시장 참여자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 동안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되면서, 사실상 현행(6시간 30분) 거래 시간과 비슷한 5시간 30분만큼의 추가 투자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세부적으로 거래 시간은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 ▷메인마켓(오전 9시~오후 3시 20분) ▷애프터마켓(오후 3시 30분~8시)으로 구성된다.

[넥스트레이드, 금융위원회, 한국투자증권]


벌써부터 국내 주식 투자자들은 넥스트레이드 출범과 함께 펼쳐지게 될 완전히 새로운 투자 환경에 대해 그려보고 있다. 미국 증시 등의 변동 상황을 반영해 출근길 지하철에서 국내 주식 매수·매도에 나서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퇴근 후인 저녁 시간에 부부나 가족이 한자리에 둘러앉아 상의하며 주식 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프리마켓에선 미국 증시, 애프터마켓에선 중국·인도 등 아시아 증시와 유럽 증시 시장 이벤트 등에 선제적이거나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메인마켓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유동성에 따른 높은 변동성에 노출될 가능성은 유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점은 한국거래소 시장 시작 전 10분(오전 8시 50분~9시), 종가 단일가 매매 시간 10분(오후 3시 20분~3시 30분)엔 대체거래소 시장 거래를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는 점이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오후 3시 30분까지 거래가 체결되지 않은 주문은 효력이 없어졌지만, 3월 4일 이후엔 오후 3시 20분까지 제출한 호가의 효력이 오후 8시까지 유지된다”면서 “기존 정규장 이후 본인이 원하지 않는 호가에 주문이 체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따로 취소해야만 한다”고 안내했다.

새로운 유형의 호가가 도입되면서 투자자들이 더 다양하고 정교한 투자 전략도 세울 수 있게 된다.

현재 국내 증시는 시장가 호가와 4가지 지정가 호가(일반·최우선·최유리·조건부)를 제공하고 있다. 넥스트레이드 출범일에 맞춰 양대 거래소 모두에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 가격으로 가격이 자동 조정되는 ‘중간가호가’ ▷특정 가격에 도달하면 지정가 호가를 내는 ‘스톱지정가호가’가 추가 제공된다.

투자자들이 대체거래소를 통해 거래하기 위해선 별도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설치하는 등의 과정도 필요 없다. 투자자가 매수·매도 주문을 낼 경우 호가창에 양대 거래소가 함께 표시되고, ‘최선 집행 의무’에 따라 마련된 증권사의 ‘자동주문시스템(SOR, Smart Order Routing System)’에 따라 ▷가격 ▷비용 ▷체결 가능성 ▷거래 등을 고려해 투자자에게 더 나은 조건으로 주문을 넣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자가 희망할 경우 HTS·MTS에서 직접 거래소를 지정할 수 있고, 투자자가 우선시하는 거래 조건을 미리 설정하면 이에 맞춰 주문이 이행된다.


당장 한국거래소에 비해 넥스트레이드의 체결수수료(0.00134~0.00182%)가 20~40% 더 낮다는 점도 투자자의 구미를 당기는 요소가 될 전망이다. 넥스트레이드가 출범 후 4월 30일까지 시장 모든 거래에서 거래 수수료 ‘제로(0)’ 정책을 펼치는 것도 변수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잦은 매매로 인해 거래 비용에 민감한 ‘단타족’ 개미들의 경우 수수료가 저렴한 넥스트레이드가 유리할 수 있다”면서 “유동성 규모가 중요한 ‘큰손’ 투자자들의 경우엔 시장조성자 제도를 운영해 유동성이 풍부하지 않은 종목까지도 호가를 촘촘하게 제시 중인 한국거래소가 더 유리할 것”이라고 봤다.

한국거래소에 비해 넥스트레이드의 경우 더 적은 수의 종목만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사항이다. 당장 1단계 기간인 3월 4~14일엔 코스피 5개(롯데쇼핑, 제일기획, 코오롱인더스트리, LG유플러스, S-Oil), 코스닥 5개(골프존, 동국제약, 에스에프에이,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컴투스) 종목만 거래할 수 있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 1,2위 삼성전자와 SK하아닉스를 비롯해 대부분의 삼성·SK·현대차·LG·한화·포스코 그룹주와 네카오(네이버+카카오) 등 코스피 145종목,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알테오젠, 에코프로 그룹주 등 코스닥 95개 종목은 3월 24일부터인 3단계 기간부터 거래가 가능하다.

4단계 기간인 3월 31일부터는 코스피 총 380개, 코스닥 총 420개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가 가능하다.


아직 법적으로 거래가 허용되지 않은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은 대체거래소를 통해 거래할 수 없다. ETF·ETN 거래가 가능한 시점에 대해 김영돈 넥스트레이드 본부장은 “관련 시행령이 올 6월께 개정된다는 가정 아래 별도 인가까지 6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며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쯤 ETF·ETN 거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넥스트레이드의 주식대금 청산과 결제는 기존과 같이 한국거래소가 수행한다. 시장 감시 업무도 한국거래소가 수행해 양 시장에 같은 수준의 투자자 보호가 제공된다. 가격 변동폭도 한국거래소와 동일하게 ±30%로 제한한다. 기업의 주요 공시가 ‘애프터마켓’ 시간대에 나올 경우 해당 종목에 대한 거래가 일시 중단될 수 있고, 한국거래소 공시 확인 후 거래 재개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란 점도 주의해야 한다.

다음달 말부터 재개되는 공매도의 경우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 애프터마켓에선 금지된다.

투자자들은 자신이 이용 중인 증권사를 통해 대체거래소 거래가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 다음 달 4일 전체 시장 참여 의사를 보인 증권사는 약 15개이며, 프리마켓·애프터마켓부터 우선 참여하겠다고 밝힌 증권사는 13곳이다. 9월부터 전체시장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4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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