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삶의 질 2024 보고서’ 발표
가족관계·대인관계 신뢰도 하락세
삶의만족도 소득수준별 차이 뚜렷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한국인 삶의 만족도가 4년 만에 하락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OECD 38개국 중에서는 33위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7.3명으로 상승해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4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인 삶의 만족도는 6.4점으로 전년보다 0.1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 |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휴일을 맞이해 나들이에 나선 시민과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 |
삶의 만족도는 객관적 삶의 조건에 대한 주관적인 만족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0~10점으로 나타낸다. 지난 2013년 5.7점에서 지속 상승해 2018년 6.1을 찍었다가 2019년 6.0으로 하락했다. 이후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보합·상승하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2023년 4년 만에 하락 전환했다.
가족관계 만족도는 2022년 64.5%에서 2023년 63.5%로, 대인 신뢰도는 2022년 54.6%에서 2023년 52.7%로 각각 하락했다. 기관 신뢰도 또한 52.8%에서 51.1%로 떨어졌다. 여가시간은 2022년 4.2시간에서 2023년 4.1시간으로 줄었다.
반면 고용률(62.7%)과 대학졸업자 취업률(70.3%), 사회단체 참여율(58.2%) 등 지표는 2022년보다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삶의 만족도는 소득수준별로 차이가 뚜렷했다. 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가구의 삶의 만족도는 5.7점으로 평균보다 0.7점 낮았다. 소득이 100만∼200만원 미만인 가구는 6.1점, 200만~300만원 미만인 가구는 6.2점을 각각 기록했다. 반면 소득이 600만원 이상인 가구의 만족도는 6.6점으로 평균치를 웃돌았다.
연령별로는 40~49세 삶의 만족도가 6.6으로 가장 높았고, 19~29세와 30~39세에서 각각 6.5를 기록했다. 반면 고령층인 50~59세(6.4)와 60세 이상(6.2)의 삶의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우리나라 삶의 만족도는 여전히 최하위권이었다. 세계행복보고서의 국제 비교 결과를 보면 한국의 삶의 만족도는 2021~2023년에 6.06점으로 OECD 평균(6.69점)보다 0.63점 낮았다. 38개국 중 만족도 순위는 33위로 하위권이었다. 우리나라보다 만족도가 낮은 나라는 튀르키예, 콜롬비아, 그리스, 헝가리, 포르투갈 등이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022년 25.2명에서 2023년 27.3명으로 더 올랐다. 2023년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2014년(27.3명) 이후 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38.3명)의 자살률이 여성(16.5명)보다 높았다.
OECD에서 작성하는 국제 비교 자료 기준 한국의 자살률은 2021년 10만 명당 24.3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다. 뒤를 이은 리투아니아(18.5명), 슬로베니아(15.7명)보다도 훨씬 높다. 2000년 이후 OECD 국가의 자살률은 대부분 하락 추세다. 2000년 자살률이 높았던 라트비아, 헝가리, 에스토니아, 핀란드 등의 국가는 이후 지속해서 하락해 현재 15명 미만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