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갈등 수습·당 정체성 논란 논의 전망
이재명, 회동 앞두고 SNS에 ‘통합 메시지’
“식구끼리 서로 비방하면 누가 좋아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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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4일 야권 잠룡으로 꼽히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만난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김 전 총리와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다른 배석자 없이 만찬 회동을 한다. 두 사람의 밥상에는 당내 계파갈등 봉합 방안과 당 정체성 문제 등이 대화 주제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최근 대표적인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과의 연속회동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박용진 전 민주당 의원을 만난 이 대표는 오는 27일에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28일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회동할 계획이다. 헌법재판소에서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조기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거론되자 통합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김 전 총리와의 회동을 앞두고 통합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전날(23일) 자신의 SNS에 올린 ‘지지자 여러분, 비난을 멈춰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에서 “자주 말씀드리지만 정당의 생명력은 다양성에서 나온다. 활발한 토론이야말로 창의성과 역동성의 원천”이라고 적었다.
이 대표는 “다르지만 하나로 어우러진 화음, 반대의견도 포용하는 다양성의 힘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세상, 새로운 나라로 전진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절대군주가 지배하던 왕정 국가에서도 군주의 의견에 반대하는 간관을 일부러 채용했다. 기업들은 조직의 발전을 위해 레드팀을 구성해 반대 롤을 맡기기도 한다”라며 “민주주의 산물인 정당에선 훨씬 더 치열한 논쟁과 비판이 공존하는 것이 당연하고 권장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팩트가 틀리면 반박하고, 예의와 품격을 갖춰 토론하면 된다”라며 “그러나 상대에게 모멸감을 주는 방식으로 공격하고 의사 표현을 억압하는 방식으로 비난하면 생산적인 논쟁이 어려워진다. 결국 다 함께 할 식구끼리 서로 비방하면 누가 가장 좋아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김 전 총리는 이 대표 체제 민주당을 겨냥한 쓴소리를 거듭해온 인사다. 이 대표가 최근 민주당을 ‘중도 보수 정당’이라고 규정한 것을 두고도 “비민주적이고 몰역사적”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김 전 총리는 지난 19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 “이 대표가 우리 민주당이 ‘중도 보수 정당’이라고 선언했다”라며 “이 엄중한 시기에 왜 진보-보수 논쟁을 끌어들이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 민주당의 정체성을 혼자 규정하는 것은 월권”이라고 했다.
또 “민주당은 강령에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강령은 당의 역사이자 정신”이라며 “충분한 토론과 동의를 거쳐야 한다. 진보의 가치를 존중하며 민주당을 이끌고 지지해온 우리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마음은 어떻겠나”라고 지적했다.
김 전 총리는 최근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을 향한 비판도 거듭 제기했다. 그는 지난 18일 열린 ‘희망과 대안 포럼’ 창립식에서 ‘개딸(개혁의딸)’을 거론하며 “여러분이 쓰는 분열과 증오의 언어가 대한민국을 이렇게 분열과 고통으로 내몰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