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韓 주식부자 1위’ 타이틀 ‘이 사람’에게 뺏기나…‘국민주’ 삼성전자에 달렸다 [투자360]

[연합, 메리츠금융지주]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부동의 한국 주식부자 1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등 보유한 삼성 그룹주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주식평가액 격차를 바짝 좁히면서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지난 21일 종가 기준 12조9134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루 전 13조1781억원에서 하루 만에 2647억원 규모의 주식평가액이 빠지면서 13조원 대였던 주식평가액이 12조원 대로 내려 앉은 것이다.

반면 조 회장의 주식가치는 20일 기준 12조229억원으로 처음으로 12조원 대를 넘어선 이후, 하루 만에 1955억원이 불어난 12조2184억원까지 늘었다.

이에 따라 이 회장과 조 회장 간의 주식평가액 격차도 지난 21일 기준으로 5.38%에 불과했다.

정확히 1년 전이던 지난해 2월 21일 종가 기준으로 이 회장(15조6383억원)의 주식평가액은 조 회장(7조3310억원)의 2.13배에 달했다.

최근 1년 간 이 회장의 주식평가액 감소분(2조7249억원) 중 삼성전자 주식평가액 감소분(1조4417억원)의 비율은 52.91%에 달했다. 최근 1년간 삼성전자 주가는 7만3300원에서 5만8200원으로 20.60%나 하락했다.

삼성물산 주식평가액 감소분(1조977억원)의 비율도 40.28%에 이르렀다. 이 기간 삼성물산 주가도 16만2300원에서 12만8900원으로 20.58%나 떨어졌다.

이와 달리 메리츠금융지주의 주가는 지난 1년간 7만5200원에서 12만5000원으로 무려 66.22%나 급등했다. 이로써 조 회장의 주식평가액도 4조8874억원이나 증가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삼성전자가 2023년 국내 1위 영업이익 자리를 다른 기업에 내준 데 이어 이 회장의 국내 최고 주식부자 타이틀까지 반납하게 되면 삼성의 자존심에도 상처가 생기는 상징적인 사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방안을 동원해 주가 상승에 힘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레거시(범용)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는 가운데 ‘K-칩스법’ 통과 등을 계기로 투자 심리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K-칩스법’은 반도체 기업의 세액 공제율을 5%포인트(p)씩 상향하는 내용을 기본으로 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으로, 지난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현재 국가전략 기술에 포함된 반도체 분야는 별도로 분리되며, 대기업·중견기업의 세액공제율을 기존 15%에서 20%로, 중소기업은 25%에서 30%로 각각 5%p씩 상향된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세액공제율 상향은 투자 부담을 줄여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시설투자와 연구개발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며 “K칩스법 시행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선 1분기 바닥을 찍은 메모리 가격이 2분기로 접어들면서 하향 안정화 및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은 1분기 10~15% 하락한 이후 2분기 하락세 둔화가 뚜렷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LPDDR)5X 공급량 증가와 2분기 북미 빅테크 4사로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출하 확대로 상반기 가격 바닥을 확인할 것”이라고 짚었다.

매입한 자사주 소각에 나선 데 이어 추가 자사주 매입 계획까지 공개하는 등 본격적으로 주가 부양에 사측이 나섰다는 점도 호재다.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공시를 통해 보통주 5014만4628주, 우선주 691만2036주 규모의 주식 소각을 결정했다. 1주당 가액은 100원이며, 소각 예정 금액은 약 3조486억9700만원이다. 소각 예정일은 오는 20일이다.

삼성전자는 또 이날 이사회를 통해 19일부터 오는 5월16일까지 보통주 4814만9247주(2조6963만5783만원), 우선주 663만6988주(3036억4220만원)를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5월까지 취득할 3조원 규모 자사주 중 약 5000억원은 임직원 상여 지급 등 주식기준보상에 사용하고, 나머지 약 2조5000억원은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 등의 목적으로 취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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