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은마’ 삼익비치 분담금 고심

8억에 60층 vs 9억에 99층
물가올라 공사비 40% 차이
4월 조합원총회서 최종 결정


도미니크 페로가 설계한 삼익비치 재건축 조감도 [부산시 제공]


‘부산의 은마아파트’로 불리며 재건축 대장주로 손꼽히는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의 추정분담금이 설계안에 따라 8억~9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사실상 ‘1대 1 재건축’인 기존안과 이보다 더 높은 부산시 특별건축안을 두고 조합원들의 고심이 깊어지게 됐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익비치타운 재건축조합(남천2구역)은 설명회를 열고 설계안별 추정분담금과 일반 분양 시 예정분양가에 대해 안내했다. 이번에 나온 추정 분담금은 전용 84㎡ 기준 기존 ANU안 8억원, 특별건축안 9억원 수준이다.

기존안 같은 평수의 아파트를 받을 경우에도 부담해야 할 분담금은 8억원 수준으로 2023년 초 안내된 금액(약 7억원) 대비 1억원 넘게 올랐다. 삼익비치는 일반분양 물량(기존 사업 기준)이 극히 적은 사실상 1대1 재건축 아파트인 특성 탓에 통상적인 사례 대비 추가 분담금이 높은 편이다.

▶60층 ‘1대1 재건축’ vs 99층 ‘일반분양 600여세대’=광안리 해변가에 기존 33개동 3060가구 단지를 헐고 새 아파트를 건축하는 삼익비치 조합은 그동안 에이앤유디자인그룹건축사사무소(ANU) 설계안을 추진, 2023년 4월 조합원 대상 분양 신청을 진행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변수가 생겼다. 부산시가 층수와 용적률 완화를 골자로 한 특별건축구역 활성화 시범사업지로 삼익비치를 선정하면서 99층 층수 상향과 600여 가구의 일반분양이 가능한 또 다른 선택지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특별건축안은 세계적인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설계해 지하 4층~지상 99층, 6개 동, 3700가구로 재건축하는 안이다.

당시 일반 분양 가구가 늘어나는 특별건축안 진행 시 조합원 분담금이 줄어들 것이란 예측이 나왔으나 삼익비치도 공사비 상승이라는 복병을 피하지 못했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특별건축안 시 조합원 분담금이 국평 기준 9억원 수준일 것으로 안내되면서다. 타워동, 일반동 등에 따라 같은 형평도 분담금은 달라질 수 있다고 전해졌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조합원은 “기존안은 평당 공사비가 900만원, 특별건축안은 1250만원 정도로 40% 정도 높다고 들었다”면서 “다만 특별건축안은 비례율이 117% 기존안(110%)보다 더 높아서 일반 분양수익에 따라 분담금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분양가 국평 30억원 전후 전망=특별건축안으로 일반분양을 진행할 경우 평당 가격은 현재 기준 7000만원 정도로 예상됐다. 이 경우 정비계획 변경 등 공사 기간이 약 20개월 가까이 늘어나 그 사이 분양가는 상향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업계는 완공 시점을 기존 ANU안 시 2032년, 특별건축안 진행 시 2034년으로 보고 있다.

조합원들은 분담금 외에도 단지 특성, 시세 차익 등을 두고 두 안을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ANU안은 특별건축안 대비 상대적으로 현 입주민들 중심의 폐쇄적 단지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특별건축안은 시가 규제를 완화한 만큼 공공 시설 및 외부인들의 출입이 가능한 공간이 마련될 수 있어서다.

조합은 4월 총회를 거쳐 최종 설계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기존 안대로 가더라도 ANU안 또한 가구 수 등 일부 변경이 예정돼 조합원 분양 신청은 다시 이뤄질 전망이다.

삼익비치타운 매물을 중개하는 A공인중개사는 “부산에도 평당 5000만원 아파트가 이미 나왔기 때문에 흐름을 이을 단지”라며 “완공 후 화폐 가치를 생각하면 국평 기준 현 시세와 분담금을 더하면 조합원 분양가 22억~23억원, 일반분양가는 30억원 전후가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삼익비치는 지난해 소폭 내렸던 가격이 10월 특별건축구역 시범사업지 선정 소식이 전해지며 회복된 상태다. 해당 단지 전용 73㎡는 지난해 6월 8억2350만원(2층)까지 가격이 떨어졌다가 이달 5일 9억9800만원(5층)에 손바뀜했다. 전용 115.6㎡는 지난해 1월 13억원(2층)에 거래됐으나 12월에는 14억7200만원(9층)에 팔렸다.

김희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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