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판매왕, 판매거장 등극
“‘요령없이 성실하게’가 성과 비결”
“아이오닉 9, 100점 만점에 50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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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양(56) 현대자동차 대전지점 영업이사가 매장에 전시된 아이오닉 9 자동차 앞에서 엄지를 치켜세우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
“대전지점에서 근무하지만 고객이 계신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 달려간다는 각오로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김기양(56) 현대자동차 대전지점 영업이사는 지난해 359대의 차량을 판매하면서 ‘판매왕’ 타이틀을 네 차례 연속 거머쥐었다.
김 이사의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량은 6553대. 4년 사이 그의 직함도 ‘영업부장’에서 ‘영업이사’로 바뀌었다. 누적 5000대 이상 영업사원에게만 수여되는 ‘판매거장’에도 이름을 올렸다.
김 이사는 지난 21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영업이야말로 성실할수록 성과가 나오는 분야라고 생각한다”면서 “한 분이라도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요행도 부리지 않아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스로 ‘전국구 영업맨’을 자처한다. 부산이든 인천, 광주든, 전국 어디라도 고객이 있는 곳이라면 직접 달려간다는 의미에서다.
김 이사가 2년 전 구매한 전기차 아이오닉 6의 누적 주행거리는 이날 현재 6만8000㎞에 달한다. 산술적으로 1년에 3만4000㎞, 매년 서울에서 부산 거리를 31번씩 오간 셈이다.
차량 배송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본인이 직접 차를 배송해 주기도 한다. 한 달에 25대에서 40대를 판매하는 김 이사가 만나는 고객은 그보다 서너 배 많은 120명에서 160명 사이다. 매년 1900명에 가까운 고객을 직접 만나는 것이다. 김 이사도 “제 고객 중에는 대량으로 상품을 사는 회사 고객은 없고, 대부분이 한 대씩 차량을 구매하시는 개인 소비자 고객분들”이라면서 “한 톨 한 톨 바닥에 떨어진 쌀알을 줍는다는 ‘이삭줍기’의 마음으로 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부터 최고 자리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1991년 입사한 이래 첫 7년 간은 성과가 고만고만했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다니던 지점이 현재의 대전지점에 통폐합된 것이 되레 성장의 발판이 됐다.
경기 불안으로 단 한 대도 팔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큰 지점에서는 소위 ‘날고 기는’ 선배 영업맨들이 많았다. 어깨너머로 그들의 노하우를 익히고 직접 활용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는 “고객을 성실하게 대하는 선배들일수록 성과도 괄목할 정도로 뛰어났다”면서 “나도 새벽시장에 나가서 명함을 돌리고, 한 분이라도 많은 분께 고개를 숙이고 공손하게 대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4년. 김 이사를 찾는 고객들이 하나둘씩 늘어났고, 이후 전국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영업맨으로 성장했다.
최근 완성차 시장이 직면하고 있는 글로벌 경기 침체는 김 이사를 포함한 현대차 영업맨들에게도 커다란 숙제다. 그는 “밑바닥에서 느끼는 차량 구매 경기가 많이 나빠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모든 국민들이 ‘죽네 사네’를 고민했던 IMF 시절 당시나,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닥쳤던 2008년 무렵보다는 지금의 영업 환경이 결코 나쁘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항상 긍정적으로, 할 수 있다라는 마음으로 지금보다 더 성실하게 항상 같은 자세로 고객을 상대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뛰어보려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근 전기차 시장의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침체기)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하는 등 외생적인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김 이사는 “많은 차를 접하고 직접 타보기도 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현대차의 품질과 서비스는 글로벌 어느 브랜드와 견줘도 탁월하다”면서 “최고 경영진 이하 우리 임직원들이 각 분야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톱클래스 진입도 멀지 않았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오늘(인터뷰 당일) 아이오닉 9을 직접 시승했는데 100점 만점에 500점을 주고 싶을 정도로 핸들링과 코너링, 가속능력, 연비 효율성이 뛰어나 깜짝 놀랐다”면서 “가격도 점차 안정돼 가고 있는 만큼, 일반 소비자들에게 전기차도 점점 가까워지는 것 같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