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보험연구원 본원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보험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시장 경쟁 촉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일률적인 규제 적용으로 인해 특화 보험회사가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종합보험회사로 전환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회사 규모에 비례한 규제’를 적극 도입해 다양한 공급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시장 세분화를 촉진해야 합니다.”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26일 서울 영등포구 보험연구원 본원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서는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지만 혁신 속도는 더딘 경향이 있다”면서 보험산업 혁신을 위한 규제 개선을 촉구했다.

안 원장은 특히 규모가 작은 특화보험회사의 생태계를 조성하고 이를 활성화해 혁신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선 보험사의 규모에 비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그는 “대형 보험사들은 틈새시장보다는 해외 진출이나 자산운용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시장 세분화를 통해 특화 생태계를 조성하고 인구·기후 변화 등 다변화하는 수요에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국내 보험시장에 해외 보험사가 원활히 진입할 수 있도록 규제 정책과 시장 여건이 변화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과거 보험시장의 혁신 사례를 보면 해외 보험사들이 국내에 진출하면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 경우가 많았다”며 “글로벌 보험사들이 국내에 원활히 진입할 수 있도록 규제 정책과 시장 여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국내에 더 많은 건전한 보험 자본이 유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올해 금리 하락과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보험산업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보험연구원은 올해 보험계약 유지와 자본관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분석했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금융제도연구실장은 “자본 관리가 올해 보험업계의 가장 큰 화두”라며 “저금리 환경으로 투자 손익이 감소하면서 지난해와 같은 최대 실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험연구원은 이런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보험업계가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진단하며 보험산업의 혁신·확장과 사회 안전망 역할 연구를 올해 목표로 설정했다. 혁신 연구로는 보험금 청구권 신탁 활성화, 구독경제 모델과의 결합 방안 등이 포함됐다.

보험연구원은 올해 연구센터 조직을 개편해 ▷자산운용 ▷거시경제 ▷신위험 연구센터를 신설하고 시장 현안에 관한 연구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자본시장 전문가, 학계, 금융당국 관계자와 장기 투자시장 관련 주요 이슈를 논의하는 최고정보책임자(CIO) 포럼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