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제 3만원→5000원…다이소 ‘무한확장’

대웅제약·일양약품 건기식 30종
비용부담 낮춰 전용코너서 판매
“약국제품과 주성분 다르지 않아”
‘가성비 뷰티’처럼 지각변동 예고


다이소 명동역점 매장에서 한 손님이 건강기능식품을 보고 있다. 신현주 기자


“영양제 가격이 은근히 부담이었는데 이제 다이소에서 저렴하게 살 수 있어 만족스럽습니다.”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가 지난 24일 건강기능식품(건기식) 판매를 시작했다. 비용 부담을 낮춘 ‘다이소 전용’ 제품이 뷰티를 넘어 건기식까지 열풍을 불러일으킬지 주목된다.

판매 첫날, 다이소 명동역점 5층 한편에는 ‘건기식 코너’가 마련됐다. ‘다이소 국민건강 프로젝트’라는 문구와 함께 30여 종의 건기식 제품이 진열됐다. 대웅제약, 일양약품 제품이 눈에 띄었다. 기본 영양제인 비타민·칼슘마그네슘·철분부터 체중 감량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가르시니아, 녹차 카테킨까지 다양했다. 간 건강에 도움을 주는 밀크씨슬도 있었다. 다이소는 3~4월 중 종근당건강의 락토핏 골드도 ‘다이소 전용’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가격대는 3000~5000원이다. 모두 30일 단위로 포장됐다. 대웅제약과 일양약품 자사몰에서 판매 중인 영양제 가격 대비 6분의 1 가격이다. 해당 자사몰 검색 결과, 비타민C와 밀크씨슬은 한 달 기준 2만5000~3만원이었다. 다이소 관계자는 “기존 약국에서 판매하던 제품과 주성분 자체는 다르지 않다”며 “박리다매를 지향하는 다이소 방침에 따라 부차적인 성분이나 패키징 가격을 최소화해 균일가에 선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이소에서 건기식을 판다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보고 매장을 찾았다는 이상훈(37) 씨는 “기본 3만원, 인터넷에서 할인받아 1~2만원대로 사던 영양제를 5000원에 살 수 있어 좋다”며 “주성분만 다르지 않다면 최대한 저렴한 제품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김예리(25) 씨는 “주변인들이 비싼 물건이 있으면 ‘다이소에 입점하면 좋겠다’는 말을 한다”고 전했다.

명동역점 직원은 “명동 상권 자체가 외국인 소비자가 대부분이지만, 오늘 하루 영양제를 구매한 사람은 대부분 내국인이었다”며 “한 통에 몇만 원씩 하던 것이 1만원 이하로 떨어지니 많이 찾는 편”이라고 했다.

다이소 역시 건기식 판매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긍정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대형 매장을 중심으로 200여 개 점포에서 건기식을 먼저 선보였다”면서 “앞으로 (건기식) 판매 지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다이소가 H&B(헬스 앤 뷰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고 평가한다. ‘가성비 화장품’으로 꾸준한 판매량을 늘려온 전략에서 신규 성장동력까지 확보해 소비자를 끌어모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고물가 속에서 ‘짠소비’가 주목받으면서 건기식 시장의 지각 변동까지 예고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대와 제품군은 다르지만, MZ세대에게 다이소는 올리브영과 비슷한 H&B 채널로 인식되고 있다”며 “지난해 다이소 뷰티가 전체 매출을 견인한 것처럼 올해 건기식 판매도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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