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수요증가 기대, 구독서비스도
한국거래소가 클라우드(Cloud) 플랫폼을 오는 4월 말 개시한다. 대체거래소 출범에 따른 수수료 경쟁 국면이 펼쳐지면서 데이터 매출을 늘리기 위한 출발점이다. 거래소는 향후 클라우드 기반 ‘맞춤형 데이터’로 사업을 확장하고 구독형 서비스를 통해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클라우드(KRX-Cloud)가 4월 30일 개시된다. 클라우드 플랫폼은 거래소가 직접 구축하는 방식(온프레미스)이 아닌 네이버에 위탁하는 형태다. 아마존 등 해외 클라우드 업체는 인증 문제 등 난관이 있어 국내 업체로 가닥이 잡혔다.
클라우드 출범은 거래소가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 판매 사업의 시작점이다. 국내 유일 거래소로 수수료를 독점해왔지만 내달 3일 대체거래소(ATS)가 열리면서 수수료 경쟁이 불가피해진 데 따른 것이다.
그간 거래소는 데이터 유료 판매 사업을 해왔지만 매출 비중은 10%에 불과했다. 매출의 90% 가량을 차지하는 수입원은 수수료(주식매매, 청산결제, 상장수수료 등 포함)였다. 거래소는 다음달 복수거래소 체제 출범에 대응해 데이터 판매 매출을 늘려 이를 최소화하고 사업 모델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클라우드 출범으로 당장 ‘히스토리컬 데이터’(Historical Data)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 히스토리컬 데이터는 데이터 매출 내 10%를 차지하는 사업이다. 기관투자자나 금융사, 외국인투자자부터 일부 개인투자자까지 원하는 특정 과거 시점의 데이터를 유료로 결제해왔다. 다만 막대한 데이터 용량으로 인터넷 과부하가 발생해 물리적 거래가 이뤄졌다. 가령 50기가바이트(GB)가 넘는 히스토리컬 데이터를 USB 등 하드웨어에 담아 직접 주고받기도 했다. 외국인투자자에게는 빠른 해외 배송으로 전달할 정도로 접근성이 떨어졌다. 클라우드는 대량 데이터를 낮은 비용으로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이 같은 장벽이 해소된다.
외국인 투자자는 히스토리컬 데이터 매출의 50%를 차지하는 주 고객원이다. 가령 코스피200 선물 거래 시 과거 데이터를 결제해 받아본 뒤 분석하는 투자 기법 때문이다. 클라우드를 통해 접근성이 개선되면 다양한 외국인 수요가 증가 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데이터 매출에서 90%를 차지하는 호가 등 실시간 데이터 부문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유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