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금융자산 2.5조달러로 역대 최대
반면, 외인 이탈로 부채는 1.4조 감소
순대외금융자산 1조달러 흑자국 진입
![]() |
해외 주식을 매입하는 ‘서학개미’가 크게 늘고, 외국인의 국내 주식시장 이탈을 심화하면서 우리나라 순대외금융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돌파했다. 사진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인근 월스트리트 표지판 [로이터] |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우리나라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이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돌파했다. 해외 주식을 매입하는 국내 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시장 이탈도 영향을 미쳤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우리나라 대외금융자산(대외투자)은 2조4980억달러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 기록으로 2023년 말(2조3317억달러)대비 1663억달러 증가했다.
순대외금융자산은 한 국가의 대외 지급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이 규모가 커졌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경제의 대외충격 흡수력이 개선됐다는 신호다.
특히 대외금융자산 가운데 거주자의 증권투자(잔액 9943억달러)가 역대 가장 많은 1367억달러(지분증권 +1202억달러·부채성증권 +164억달러)나 불었다. 미국 주식 열풍 등이 영향을 미쳤다. 직접투자(잔액 7478억달러)도 231억달러 증가했다.
반대로 대외금융부채(외국인 국내투자)는 작년 말 현재 1조3958억달러로, 1년 사이 1257억달러 줄었다. 비(非)거주자의 증권투자가 1180억달러(지분증권 -1143억달러·부채성증권 -37억달러) 감소하고, 직접투자도 193억달러 뒷걸음쳤다. 작년 비거주자 증권투자 감소 폭은 역대 세 번째로 컸다.
부채는 줄고 자산만 늘어나면서, 우리나라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도 작년 말 기준 1조1023억달러까지 불었다. 2014년 순대외금융자산이 플러스(+)로 전환된 이후 10년 만에 ‘대외금융자산 1조달러 흑자국’ 반열에 진입한 것이다.
2023년 말 기준으로 순대외금융자산이 1조달러를 넘는 나라는 일본·독일·중국·홍콩·노르웨이·캐나다 6개국밖에 없다.
다만, 박성곤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국내외 증시 디커플링(탈동조화) 등으로 외국인의 국내 증권 투자가 크게 줄어든 사실도 순대외금융자산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지난해 대외증권투자 잔액이 외국인 국내증권투자 잔액을 처음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본이 이탈한 것도 순대외금융자산 증가에 일조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