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과 이커머스 플랫폼 양강 예고
50조대 거래액 놓고 경쟁 불가피
“소비자 편익 제고” 긍정효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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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쿠팡 물류센터에서 한 직원이 배송준비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네이버가 조만간 쇼핑 전용 앱을 출시한다. 쿠팡이 독주하던 앱 기반 이커머스 플랫폼 시장의 지각변동에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오는 3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을 출시하며 이커머스 사업을 본격화한다. 네이버 앱 내 ‘스마트스토어’ 탭에서 제공하던 쇼핑 서비스를 분리하는 전략이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은 가격 비교 등 기존 쇼핑 검색 서비스에 AI(인공지능) 기반의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첫 화면부터 이용자 맞춤형으로 구성한다. 구매·조회 내역이나 세대별 특징을 고려해 관심 있을 만한 제품으로 큐레이션해 구매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틀 내 도착 확률 90%’를 강조한 ‘도착보장 배송’ 서비스도 개편한다. 1시간 내 배송을 보장하는 ‘지금배송’을 비롯해 익일 새벽에 도착하는 ‘새벽배송’, ‘오늘배송’, ‘내일배송’ 등으로 선택지를 넓힌다. 경쟁 플랫폼처럼 주 7일 배송도 도입할 계획이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이 출시되면 이커머스 플랫폼 시장은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 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용자 수에서 쿠팡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쿠팡 이용자 수는 이커머스 플랫폼 MAU(월간활성화이용자수) 2위에 오른 알리익스프레스부터 3위 테무, 4위 11번가, 5위 G마켓을 모두 더해야 비슷한 수준이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MAU(월간활성화이용자수)는 네이버가 4417만명으로 3293만명인 쿠팡을 앞선다. 다만 커머스를 포함한 전체 부문을 합산한 네이버 앱과 쿠팡을 현시점에서 단순 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네이버가 별도 쇼핑 앱을 선보이더라도 실제 이용자 수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유료 멤버십인 쿠팡의 ‘로켓와우’와 네이버의 ‘네이버플러스’의 회원 수는 각각 1400만명, 1000만명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넷플릭스 제휴에 이어 회원 대상 무료 반품·교환 서비스 제공을 검토 중이다.
거래액 규모에서도 쿠팡과 네이버의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하다. 쿠팡의 지난해 연간 결제액이 55조원을 넘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네이버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거래액 50조원을 돌파했다. 네이버는 올해도 공격적인 성장목표를 잡았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7일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스마트스토어 거래액 목표는 시장성장률을 상회하는 두 자릿수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쿠팡과 네이버의 경쟁이 소비자 편익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난해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와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개인정보 유출 의혹 등으로 소비자들은 안전한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을 선호하고 있다”며 “네이버가 별도 쇼핑 앱으로 전문화된 기능과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경쟁이 과열될수록 소비자의 베네핏(편익)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