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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성 축구해설위원. [국회 유튜브 캡처] |
[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은 정몽규(63) HDC그룹 회장이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것과 관련 “닫힌 ‘체육관 선거’ 방식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박 해설위원은 2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금 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해 ‘정 회장과 현재 축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묻는다면 70% 이상은 비판적으로 볼 텐데, 이번 선거 결과는 정반대로 그 이상이 정 회장을 지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전날 진행된 축구협회 선거에서 정 회장은 압도적인 표 차이로 4연임에 성공했다. 선거인단 192명 가운데 183명이 투표에 참가했으며, 정 회장은 156표를 얻어 결선 투표 없이 당선됐다. 허정무 후보는 15표, 신문선 후보는 11표를 얻었으며 무효표가 1표 나왔다. 정 회장은 당선과 동시에 업무를 시작하며, 임기는 2029년 초 열리는 축구협회 정기총회까지다.
박 해설위원은 선거인단의 구성을 보면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축구협회 산하 단체로 여자축구연맹, 프로축구연맹 등 각 연맹이 있고, 17개 시도 축구협회까지 약 60명이 선거인단에 들어온다”며 “이는 전체 선거인단의 30%가 넘는 규모”라고 했다. 이어 “축협 산하 연맹이나 각 시도 축구협회 회장은 기존 축협회장의 그늘 아래에 있다”며 “정 회장이 3선 12년을 했으니 (선거인단 표) 30%는 기본적으로 갖고 가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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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 당선증을 받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
그는 “나머지는 무작위 추첨을 하는데 선수, 감독, 심판, 동호회 등이 축구회관에 모여 투표를 한다”며 “그분들은 자기 생계가 걸려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서 정 회장에 반대되는 투표를 하거나 목소리를 내게 되면 이 바닥에서 먹고살기 힘들어 반기를 들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여론은 축협이 문제가 많다고 비판할 수 있지만, 이들은 자기 생계가 걸려있는 문제고 체육계의 수직적인 상하 구조가 강해 여론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고 부연했다.
박 해설위원은 “선거인단이라도 넓었거나, ‘거버넌스’처럼 팬을 포함해 더 많은 시민이 함께했다면 지금과 같은 결과가 안 나왔을 것”이라며 “현재 대한축구협회는 월드컵에 참여하고 피파 임원을 뽑는 규모인데도 선거인단이 190명 정도다. 이걸 손대지 않는 이상 바꾸기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박 해설위원은 정 회장의 평가에 대해서도 “공식 감사 결과인 문화체육관광부 결과만 봐도 27가지의 비위가 있었다는 게 드러났다”며 “특히 승부 조작범에 대한 기습 사면은 스포츠의 모든 근간을 부숴버리는 충격적인 일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클리스만·홍명보 감독 선임 문제, 파리올림픽 진출 실패 등 상당히 많은 부분을 못했기 때문에 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