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아체주에서 태형 집행관이 등나무 막대기로 공개 태형을 집행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동성 성관계를 한 두 남성이 공개적으로 수십차례 매질을 당했다. 바로 인도네시아의 보수적인 지역인 아체주(州)에서다.

지난 27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아체주에서는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따라 동성 간 성관계를 한 두 남성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반다 아체의 한 공원에서 공개적으로 이뤄진 매질은 수십명이 목격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24세 남성과 18세 남성은 가운을 입고 두건으로 얼굴을 가린 5명의 집행자에게 각각 82회, 77회씩 등나무 막대기로 등을 맞았다. 태형 집행 뒤 한 남성은 몸을 가누지 못해 결국 다른 사람에 의해 업혀 나갔다.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아체의 한 집에서 알몸으로 껴안고 있다가 주민에 발견돼 종교 경찰에 연행됐다.

2006년 인도네시아에서 유일하게 이슬람 율법을 채택한 아체주가 동성애 혐의로 태형을 실시한 건 이번이 벌써 네번째다.

세계에서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은 인도네시아에서 동성애는 불법이 아니지만 이슬람 율법을 엄격하게 따르는 아체주는 다르다. 아체에서는 동성뿐만 아니라 미혼자 간 성관계를 한 경우 최대 100회의 태형에 처하도록 한다. 또 도박, 음주, 몸에 달라붙는 옷을 입은 여성, 금요 예배를 거른 남성 등에 대한 처벌로 태형을 선고한다.

앞서 종교재판소는 지난 24일 대학생인 두 사람에게 각각 85회와 80회의 태형을 선고했지만, 아체주 정부는 이들이 3개월간 구치소에 수감됐던 것을 고려해 각각 3회씩 태형 횟수를 줄여줬다.

한편, 국제 앰네스티는 “인도네시아 정부는 아체주가 태형을 없애도록 즉각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곳에서는 지난해에만 135명이 태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