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8.5% 급락·브로드컴 7%대 하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월 관세’를 밀어붙이면서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멕시코와 캐나다에 3월 4일 예정대로 25% 관세 발효, 같은 날 중국에 추가 10%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의 실적 전망 우려가 더해지며 미 3대 지수는 모두 하락 마감헀다.
이날 뉴욕증시에 따르면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3.62포인트(-0.45%) 하락한 43239.5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4.49포인트(-1.59%) 내린 5861.5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530.84포인트(-2.78%) 하락한 18544.42에 각각 마감했다.
전날 장 마감 후 발표된 분기 실적에서 향후 이익 전망치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부각되면서 긍정적인 매출 전망을 퇴색하게 했고, 이날 오후 들어 낙폭을 확대하며 결국 8.5% 급락 마감했다.
서투이티의 스캇 웰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엔비디아의 실적은 좋았지만 그동안 보여줬던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브로드컴(-7.11%), AMD(-4.99%) 등 다른 반도체 업종도 낙폭이 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이날 6.09% 급락했다.
매그니피센트7도 모두 하락 마감했다. 테슬라가 3.04% 하락한 가운데 애플(-1.27%), 마이크로소프트(-1.8%), 아마존(-2.62%), 알파벳(-2.57%), 메타(-2.29%) 모두 하락했다.
경기둔화 우려 속에 관세전쟁이 다시 부각된 것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웠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10%의 관세를 추가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이달 초 부과된 10%의 관세에 추가되는 것이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 20%나 늘어나게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폭스 비즈니스 진행자 래리 커들로우는 관세가 일시적으로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인정했다. 커들로우는 “적어도 현재로서는 경기 신호가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더 짙어졌다. 이날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는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2일로 끝난 한 주 동안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계절 조정 기준 24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주 대비 2만2000명 증가한 수치며 시장 예상치 22만1000명도 웃돌았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2.03포인트(10.63%) 오른 21.13을 기록했다.
심플리파이 자산운용의 마이클 그린 최고 전략가는 “우리는 현재 인플레이션 우려가 성장 우려로 바뀌는 것을 보고 있다”며 “이는 주가가 잘해야 횡보하거나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