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소폭 6.7%, 2018년 하반기 이후 최대
연간 전망 -2.8%, 작년 8월엔 -0.7%
3개월마다 전망치 하락폭 2배씩 확대
건설 침체가 전체 내수 부진 견인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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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건설투자 전망치 하락 폭이 6개월 만에 4배나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반기 전망치(-6.7%)는 2018년 하반기(-7.3%) 이후 약 6년 반 만에 최악이다. 사진은 서울의 한 건설 현장 모습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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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건설투자 전망치 하락 폭이 3개월마다 2배씩 커지면서 2018년 하반기 이후 최악으로 치달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유례없는 불황으로 평가받는 건설경기가 계속 더 깊게 침체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경제 특성상 건설업이 회복하지 못하면 내수는 살아나기 매우 어려운 환경에 직면하게 된다. 직전 분기에도 내수 부문 중 건설투자만 홀로 악화하면서 전반적인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공사현장이 사라지면서 일용직이 격감하는 등 추가적 여파도 간과할 수 없다.
건설업계는 투자 위축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전방위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매수자들을 유인할 수 있는 세제혜택 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내수 부진 뜯어보면 결국 건설업 부진”=28일 한국은행의 2월 ‘경제 세부전망’ 내 부문별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건설투자는 올해 2.8%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11월 전망 땐 -1.3%로 예상했는데 3개월 만에 하락 폭이 1.5%포인트나 늘어 두 배 이상 깊어졌다. 지난해 8월(-0.7%)과 비교하면 4배에 달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의 건설투자 감소가 예정됐다. 상반기에 대부분 투자 감소분이 몰려있다. 앞으로 약 4개월 동안 건설투자가 급격하게 얼어붙는단 얘기다. 이 정도로 건설투자 반기 하락 폭이 컸던 건 2018년 하반기(-7.3%) 이후 약 6년 반 만에 처음이다.
건설업 부진은 다른 부문에 비해 유독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 부문 중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건설업이 유일하다.
민간소비(1.4%), 설비투자(2.6%), 지식재산생산물투자(3.7%), 상품수출(0.9%), 상품수입(1.1%) 등은 미약하나마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수 부진이라고 표현하지만 사실 건설업 부진이란 표현이 더 정확한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사비가 상당히 크게 상승했고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수주나 착공이 2~3년 전부터 계속 좋지 않았다”며 “수주와 착공은 결국 1~2년 뒤 건설투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러한 부진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건설투자 침체에 대해 김승배 한국부동산개발협회장은 “정부가 수년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강화하는 등 돈 들어오는 걸 막는 방식으로 규제를 강화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건설업계가 살아나려면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확대하거나 민간 부문의 개발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꼬집었다.
▶건설투자만 홀로 역성장…“내수 회복 걸림돌”=건설투자가 살아나지 못하면 내수 회복은 힘들다. 건설업 부진을 만회하고도 많이 남을 정도로 소비나 설비투자가 살아나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단기적 달성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어렵다.
직전 분기 성장률을 보면 이해가 쉽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 기여도를 보면 건설투자를 제외한 내수의 기여도는 총 0.4%포인트였다. 설비투자(0.2%포인트), 민간소비(0.1%포인트)·정부소비(0.1%포인트)가 모두 성장률을 받쳤다.
그러나 건설투자 홀로 성장률을 0.5%포인트 깎아 먹으면서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0.1%에 그쳤다. 지난해 11월 한은의 전망치(0.5%)보다 0.4%포인트나 낮았다. 결국 지난해 우리나라 연간 성장률은 반등에 실패하면서 2.0%에 그쳤다. 예상치보다 0.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고용 문제 불거질 가능성…공사현장 일감 절벽=건설업이 살아나지 못하면서 나타날 추가적인 악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특히 고용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공사현장이 멈추면 당장 일용직 근로자가 일감 절벽에 부딪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일용직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1만6000명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통계로는 92만명을 기록해 지난 1967년(94만3000명) 이후 57년 만에 처음으로 90만명대까지 떨어졌다. 전년 대비 감소 폭도 12만2000명으로 2012년 12만7000명 이후 12년 만에 가장 컸다.
지난 1월 건설업 취업자 수도 1년 전보다 16만9000명 줄어든 192만1000명을 기록했다. 건설업 취업자가 200만명을 아래로 떨어진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1년 2월(198만명) 이후 약 4년 만이다.
한은 관계자는 “제조업의 고용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건설투자 위축, 내수회복 지연 등으로 건설업과 대면서비스업의 고용 부진이 심화될 것”이라며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지난해 16만명에서 올해 10만명으로 둔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홍태화·박로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