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김태희 살던 ‘청담 브르넨’ 옆집 64.7억 경매에

64.7억…1번 유찰, 고급빌라도 위축



그룹 ‘세븐틴’을 키워낸 기획사 대표가 세들어 살던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빌라 내 1가구가 경매에 나왔지만 유찰됐다. 이 물건은 과거 비·김태희 부부가 살았던 빌라에 속한 것으로 수년간 집주인을 찾지 못해 공급사 대표가 소유하던 곳이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 침체 속 강남 고급빌라에 대한 수요 또한 위축된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청담브르넨(사진)의 전용 220㎡(약67평) 물건은 지난 20일 약81억원에 매각이 진행됐지만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오는 3월26일 이보다 20% 내린 64억7200만원부터 입찰을 시작할 예정이다.

청담브르넨은 2019년 10월 준공됐지만 전체 8가구 중 3가구가 5년 넘게 집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에 그동안 공급사인 주식회사 브루넨의 대표 이모씨가 소유권을 보유해 왔다.

현재 이 빌라에는 기업 대표 등이 살고 있다. 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해당 빌라 중 2가구는 우석형 신도리코 회장이 소유하고 있다. 2019년 11월 당시 우 회장은 각각 41억5000만원, 44억5000만원에 해당 매물을 구입했다. 한 호수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윌리엄 김 대표가 거주 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2023년 2월 전세권을 설정한 이 호수 또한 이모씨가 소유했던 곳으로 지난해 임의경매가 결정돼 경매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 중 19일 경매가 열렸던 물건은 한성수 연예기획사 플레디스 대표가 71억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현재는 거주자가 살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옆집은 비·김태희 부부가 2022년 6월 50억원에 전세 계약을 맺은 후 살다 지난해 5월 말 이사를 간 것으로 파악됐다.

근저당권자인 한 대표와 HK파이낸스대부가 지난해 8월 임의경매를 신청해 경매에 나왔다. 현재 한 대표와 HK파이낸스대부는 각각 약15억원, 약13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다. 이모 씨가 이 물건을 담보로 새마을금고와 대부업체 등으로부터 빌린 등기부채권총액은 총113억300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첫 매각에서 감정가 대비 2.6% 높은 83억원에 단독입찰된 이 물건은 응찰자인 정모 씨가 대금을 미납하며 지난 19일 재매각을 진행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권리 관계상 하자가 없지만 실거래가격에 대한 착오나 경락잔금에 따른 대출의 어려움 등으로 대금을 미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고급빌라는 시세 판단이 쉽지 않은데 이미 채권총액이 100억원을 넘어 매매 시장에서는 소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시장이 소화하기에는 80억원대 가격도 금액이 높아 유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8억원에 가까운 입찰보증금을 사실상 날린 셈이기 때문에 1차 매각이 의도적인 응찰일 가능성도 있다. 이 연구원은 “응찰자 1명이 83억원에 낙찰받았는데 8억원의 입찰 보증금을 포기한 것은 일반적인 사례는 아니다”라며 “소유주와 이해관계자일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희량 기자

이 기사는 헤럴드경제 회원전용 콘텐츠 ‘HeralDeep’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회원으로 가입하시면 더 생생하고 유익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