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오래 걸릴 일 아냐…특검법, 대선 정국 흐리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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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시 제공] |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28일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 오세훈 시장의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김한정 씨 등과 3명이 만난 적이 없다고 부인하며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과의 인터뷰에서 “(명씨가) (2021년) 1월 말부터 2월 중순까지 계속 캠프 근처를 맴돌았다. 여론조사를 사라고 하는데 그런 사람은 쉽게 포기 안 한다”며 “끊어내는 과정이 한 달 가까이 걸렸다”고 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명씨는 오 시장 측에 2021년 재·보궐 선거 당시 미공표 여론조사를 제공한 비용으로 약 3000만원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명씨는 변호인 남상권 변호사를 통해 오 시장이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자리를 제안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아무말 대잔치”라고 일축했다. 오 시장은 “평생 정치하면서 아무리 다급해도 선거를 도와주는 사람에게 ‘잘 되면 무슨 자리를 주겠다’고 약속한 사실이 단 한 번도 없다”며 “그 사람(명씨)은 제 원칙을 잘 모르니까 다른 평범한 정치인들과같이 그랬을 것(이라고) 의혹을 계속 부풀리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김씨를 통해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시켰다는 게 본질”이라면서 “(김씨가) 1억원 가까운 돈을 지출한 게 계속 밝혀지고 있다. 대납한 것인지 자기 판단에 의해 명씨에게 사기를 당해준 것인지는 수사 결과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또 본질은 13차례 미공표 여론조사”라며 “저희 캠프나 저, 제 참모에게 왔어야 죄가 성립되는 건데 수사나 취재 결과 저희가 아니라 지상욱 전 여의도연구원장,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제가 협조를 부탁해서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한 게 아니면, 또 저희한테 (미공표 여론조사) 자료가 온 게 아니면 저희가 이렇게 시달릴 이유가 없다”며 “그 부분을 빨리 수사해달라고 지금 검찰청에 계속 촉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단일화를 거론하며 오 시장은 “김 비대위원장은 안 후보와 단일화가 필요 없다, 3자 대결을 해도 이긴다는 입장이었다”며 “우연히도 명씨가 만들었다는 미공표 여론조사를 보면 3자 대결을 해도 이긴다는 내용이다. 김 비대위원장이 원래 소신을 갖고 계셨는지 명씨의 조사 결과를 신뢰하셨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저는 단일화하려고 굉장히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주도로 전날(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명태균특검법’에 관해서는 “매우 좋지 않은 의도가 있다”며 “이미 압수수색이 들어가서 수사가 본격화됐고, 제가 생각하기에는 결론 내리는 데 오래 걸릴 수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명씨의 그 컴퓨터도 휴대폰도 다 압수돼 있고, 명씨의 신병도 확보가 돼 있고, 저도 검찰에서 부르면 언제라도 가서 조사에 응하겠다고 빨리 수사해 달라는 입장인데 이걸 특검을 하게 되면 또 시간이 더 걸린다”며 “조기 대선이 이루어지게 되면 명씨의 ‘아무말 대잔치’를 이용해 한마디로 대선 정국을 흐리겠다는 의도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대선 출마에 관해 오 시장은 “헌재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말씀드리는 건 도리가 아니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면서 “다만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또 너무 촉박한 대선 일정이 벌어지기 때문에 미리 마음의 준비는 좀 하고 생각은 정리하고 있어야 된다 하는 차원에서의 그런 준비”라고 부연했다.
오 시장은 다음 달 출간을 앞둔 저서에 관해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미래 세대를 위한 정책들은 무엇인지, 첨단 과학기술을 어떻게 번영의 기초로 삼을지 등 발전 전략과 비전 등을 소상히 설명하는 비전서”라고 말했다.
지난 26일 마찬가지로 자서전을 출간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정치 활동 재개에 관해 오 시장은 “나쁠 것 없다”며 “나라 경영에 대한 비전이 숙성된 비전이 있다면 당연히 당내 경선에 들어와 함께 경쟁하는 게 나쁠 것 없다.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