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핵심지 선점하며 공격적 수주 행보
하이테크 일감 줄자 정비사업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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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 [삼성물산 건설부문 공식 홈페이지] |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을 앞세워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수주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서울 재개발 대어인 용산구 한남4구역, 송파구 대림가락 등 강남권과 한강변 인기 지역을 수주하는 건 물론 성북구 장위8구역, 강서구 방화6구역 등 강북권까지 확장하며 래미안 깃발을 꽂고 있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장위8구역 공공재개발사업 주민대표회의는 지난 20일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우선협상대상자 통보 공문을 발송했다. 이 구역은 작년 말부터 시공사 선정을 위한 경쟁 입찰을 벌였지만, 두 차례 연속 삼성물산의 단독 응찰로 유찰됐다. 오는 4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열고 우선협상대상자인 삼성물산을 최종 시공사로 선정할 계획이다.
장위8구역 주민대표회의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물산은 강북권 정비 사업지 수주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편이었지만, 장위8구역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며 “주민 입장에선 강북권에도 래미안 브랜드가 들어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장위1구역(래미안 장위포레카운티), 장위5구역(래미안 장위퍼스트하이) 등 인근 단지를 준공한 경험이 있다”며 “주민대표회의도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하는 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 원만하게 협의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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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위8구역 재정비촉진계획 위치도 [서울시 제공] |
최근 삼성물산이 서울 재건축·재개발 수주시장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정비 사업지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물산은 2016년 이후 수년간 정비사업 신규 수주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올 들어 한남4구역, 대림가락 등 강남권은 물론 장위8구역, 방화6구역 등 강북권까지 서울 각지에서 수주전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이날까지 도시정비사업에서 한남4구역(1조5695억원), 대림가락(4544억원) 등 총 2조239억원 수주고를 기록했다. 오는 3월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있는 송파구 한양3차(2595억원), 신반포 4차(1조310억원), 방화6구역(2416억원)과 장위8구역까지 합치면 올 상반기에만 4조원의 수주고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5조원의 수주 실적을 목표로 제시했다. 작년 수주 실적(3조6398억원)보다 37% 늘어난 수치로, 창사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도시정비 시장에서 2020년 2건(1조487억원), 2021년 4건(9117억원), 2022년 5건(1조8686억원), 2023년 4건(2조951억원)을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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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재개발 대어인 용산구 한남4구역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 조감도 [삼성물산 제공] |
삼성물산 관계자는 “올해 시공권 확보 목표인 5조원을 달성하기 위해 한남4구역을 시작으로 향후 시공사 선정을 앞둔 서울과 부산 등 핵심 입지 사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물산이 정비사업 수주전에 총력을 기울이는 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반도체 설비 등 하이테크·발전의 사업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높았지만,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의 주요 공정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하면서 일감이 줄자 전략적으로 도시 정비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지난해 하이테크 공사와 주택 등이 포함된 삼성물산 건축 부문 수주액은 전년(17조7480억원)대비 35% 감소한 11조465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하이테크 부문의 수주 목표액은 전년(8조2000억원)보다 18% 낮아진 6조7000억원으로 잡았다. 반면 주택 정비사업 수주 목표액은 전년(3조4000억원) 대비 1조4000억원 상향된 5조원으로 설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