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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 사진은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은 제106주년 3.1절을 맞은 1일 “비상계엄 사태가 헌정 질서와 민생에 남긴 상처가 다 아물 때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회복하고 치유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이날 메시지를 내고 “국민의 뜻이 이정표가 되고, 국민의 지혜를 등불로 삼아야 한다. 그것이 주권재민의 길이고, 3.1운동 정신의 계승”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우 의장은 “자주독립을 위한 선열들의 용기와 희생을 다시 한번 기린다”며 “3.1운동은 독립운동인 동시에 국민주권 운동이었다. 헌정 위기를 겪으며 맞는 3.1절이라 그 의미가 더 각별하게 다가온다”고 했다.
이어 “106년 전 그날, 전국 각지에서 비폭력 만세 시위의 깃발이 올랐다. 태극기만 든 채 맨손으로 만세를 부르며 대한독립을 외친 그날의 함성과 함께 민주공화국의 여정이 시작됐다”며 “3.1운동으로 탄생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임시헌장 제1조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임을 천명했고, 지금의 헌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또 “불의한 침략에 맞서 자주독립을 선언한 선조들의 용기와 헌신이 민주주의가 흔들릴 때마다 되살아났다. 그 숭고한 정신이 4.19에서 5.18로, 6월항쟁과 촛불광장으로 이어졌다”며 “지난 12월 무장한 계엄군에 맞서 응원봉으로 광장을 밝힌 시민들의 모습도 같았다. 그것은 불의에 맞섬으로써 우리가 주권자임을 선언한 위대한 몸짓, 3.1운동 정신이 오늘의 모습으로 구현된 것”이라고 했다.
우 의장은 “회복과 치유의 길에서 우리가 새겨야 할 또 하나의 3.1운동 정신은 인도주의, 인류애의 지향”이라며 “선조들은 기미독립선언서를 통해, 독립운동을 하면서도 ‘배타적인 감정으로 정도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 약속했다”고 했다.
이어 “비상계엄 사태를 겪으며 우리는 한국 사회에 퍼져 있는 혐오의 실상과 마주했다. 혐오는 차별과 배제를 낳고, 폭력과 전쟁을 부른다”며 “절대 가서는 안 되는 길이다. 3.1운동 정신과 함께 포용과 연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또 “3.1운동은 지금 우리 앞에 펄럭이는 깃발이고, 우리 안에 면면히 흐르는 ‘살아있는 유산’”이라며 “그 뿌리가 있어 대한민국은 희망이 있고, 강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106년 전 3.1운동이 ‘세계 평화와 인류 행복’의 원대한 포부를 품고, 식민지배를 받던 아시아국가들의 독립운동에 영향을 미쳤듯이, 오늘 우리도 우리의 꿈을 더 높이 세우자. 대한민국은 그래야 한다”며 “우리에게는 성숙한 민주주의의 본보기가 되는 나라,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역량이 있다. 우리는 대한민국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