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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키17’ 포스터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봉준호 감독의 첫 할리우드 영화 ‘미키 17’이 국내 개봉 첫날 관객 25만여명을 동원했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오는 7일 개봉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일주일 앞서 가장 먼저 첫선을 보였다.
‘미키 17’은 얼음 행성 개척에 투입돼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다 죽으면 다시 태어나는 복제인간 미키(로버트 패틴슨 분)의 이야기를 그린 SF 블록버스터다. 한국 감독의 작품으로는 역대 최다 제작비인 1억1800만달러(약 1700억원)가 들어갔다.
개봉 이틀차인 1일 실제 관람객의 평가를 토대로 산정하는 CGV 골든에그지수에서 90%를 기록했고, 네이버에서는 10점 만점에 8.03점을, 왓챠피디아에서는 5점 만점에 3.7점을 기록 중이다.
관람객들이 직접 남긴 관람평은 영화에 대한 좀 더 다채로운 감상을 보여주고 있다.
한 관람객은 영화를 보고 난 후 “(봉 감독이)미래라도 보고 오셨나”라며 국내외 정치상황과 절묘하게 겹쳐지는 영화 속 이야기를 짚어냈다.
일찍이 베를린 국제영화제와 런던 및 파리 프리미어를 통해 작품이 공개되고 서구권 언론에선 ‘마셜’(마크 러팔로)의 모습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연상케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국내 역시 시사회 이후 마셜과 일파(토니 콜렛) 부부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떠오르게 한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영화의 시나리오 완성과 촬영이 2023년에 모두 끝났었다는 점에서 관객들이 더욱 절묘한 느낌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관람객들 역시 “우리나라의 누군가가 계속 떠오르는 악역들. 또 한번 이 시대를 관통하는 봉감독만의 우화극”이라거나 “지구에서 밀려나 우주까지 가서 죽어야 사는 남자가 신성한 노동으로 역설하는 생명윤리적 가치철학”이라고 감상평을 보탰다.
찌질한 미키와 또라이 미키 1인 2역을 훌륭히 소화해낸 주연 배우 로버트 패틴슨에 대한 언급도 눈에 띈다. 한 관람객은 “패틴슨의 연기폭이 점점 더 넓어지는 것이 느껴져 신기하고 더욱 관심가지게 된다”고 남겼다.
물론 호평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 관람객은 “너무 기대를 많이했나. 그냥저냥 봤다”면서 아쉬움을 표현했고, 또 다른 관람객은 “봉준호 영화중에 제일 재미없음”이라고 짤막한 실망을 표출했다.
봉 감독의 전작 ‘기생충’에 눈높이가 맞춰진 관객들 입장에서는 6년만에 돌아온 신작에 거는 기대가 유달리 높을 수 밖에 없었다. 국내 관객들의 평가는 둘로 나뉘는 모양새인 가운데, 이제 일주일 뒤면 전 세계 관객의 평가를 직면하게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