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졸 신규 입사자의 약 30% 이미 ‘경력 有’
경력직 비중 ‘50% 이상’ 23.8%…15.7%p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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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대학교 채용게시판에 취업 관련 공고가 게시돼 있다. [뉴시스] |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작년 대기업에 입사한 대졸 신입사원 10명 중 3명은 이른바 ‘중고 신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126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상반기 주요 대기업 대졸 신규채용 계획 조사’에 따르면 작년 대졸 신규 입사자의 28.9%는 이미 경력이 있는 ‘중고 신입’이었다. 이는 2023년 대졸 신규 입사자 중 중고 신입의 비중(25.7%)보다 3.2%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중고 신입의 평균 경력 기간은 ‘1∼2년’(50.8%)이 가장 많았다. 그 뒤로는 ▷‘6개월∼1년’(32.2%) ▷‘2∼3년’(8.5%) ▷‘3년 이상’(5.1%) ▷‘6개월 미만’(3.4%) 등의 순이었다.
대기업의 경력직 선호 현상도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 인원 중 경력직 비중은 평균 31.2%로 작년 동기 대비 3.1%포인트 올랐다.
특히 경력직 비중이 ‘50% 이상’인 기업이 지난해보다 15.7%포인트 급증한 23.8%로 가장 많았다.
‘경력직 채용 계획 없음’(19.9%)이 두 번째였으며 그 뒤로는 ▷‘20∼30%’(14.3%) ▷‘40∼50%’(12.7%) ▷‘0∼10%’(11.9%) 등의 순이었다.
박용민 한경협 경제조사팀장은 “경기가 둔화하고 통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기업들이 신속히 성과를 낼 수 있는, 실무 경험을 가진 인재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채용 전반에서 다소 경력 있는 인재를 우대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고 분석했다.
취업 경쟁은 심화하고 있음에도 대기업은 인재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채용 시 애로사항(복수 응답)을 묻자 ‘기업 요구수준에 부합하는 인재를 찾기 어려움’(29.0%)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채용 후 조기퇴사자 발생’(26.0%), ‘채용 과정에서 이탈자 발생’(17.7%)이 뒤를 이었다. ‘허수 지원자가 많음’은 13.0%, ‘인공지능·빅데이터 등 신산업·신기술 인재 부족’이 5.2%였다.
인력확보가 가장 어려운 직군(복수 응답)으로는 ‘연구·개발직’(34.3%), ‘전문·기술직’(23.2%), ‘생산·현장직’(16.0%) 순으로 꼽혔다.
신규 채용 계획 인원을 전공별로 살펴보면 이공계열(65.4%)이 인문계열(32.9%)의 2배에 육박했다.
한경협 관계자는 “AI, 반도체 등 글로벌 기술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첨단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며 “미래 먹거리를 위한 신산업 확보를 위해서도 연구개발인력의 전폭적인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4∼13일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국내 500대 기업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7.56%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