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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빚은 2억인데, 버는 건 ‘연 900만원.”
월 900만원이 아니다. 1년간 버는 돈이 900만원. 한 달에 75만원꼴이다. 정보통신업종의 창업 실태다. 수입이 적다보니, 폐업도 속출하고 있다.
20대~30대 젊은 층이 가장 많이 뛰어들고 있는 도·소매업은 어떨까. 업체당 평균 빚은 1억5300만원. 1년간 버는 돈은 평균 2400만원. 월 200만원이다. 소소한 각종 제외비용을 감안하면, 한 달 200만원도 아슬아슬하다. 도·소매업의 대표 격은 바로 온라인 쇼핑몰이다. 회사를 그만두거나 아예 온라인 쇼핑몰 창업에 뛰어드는 2030세대가 많은 탓이다.
창업하게 된 이유로 가장 많이 꼽는 게 “나만의 사업을 하고 싶어서”다. 혹은, “더 큰 돈을 벌고 싶어서다”다. 도전은 좋지만, 책임은 냉혹하다. 대부분 빚을 내 창업하지만 갈수록 빚은 늘어나는 창업이 대다수다. 실태조사에서 나타난 오늘날 창업 시장의 냉정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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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표한 소상공인실태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2030세대 창업이 가장 많은 분야는 도·소매업으로 나타났다. 20대 이하가 대표인 업체가 3만개, 30대 대표인 업체가 13만4000개에 달했다. 그 다음은 20대 이하 30대 모두 숙박·음식업이었다. 쇼핑몰이나 음식점 등으로 창업하는 2030세대가 많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창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종을 불문하고 “자신만의 사업을 직접 경영하고 싶다”는 답변이 1위로 꼽혔다. 그 뒤를 이은 게 “수입이 더 많을 것 같다”였다. 즉, 직원이 아닌 사장으로 직접 경영하고 싶은 바람과 더 큰 돈을 벌고자 하는 마음이 창업의 주된 동력이다.
바람과 달리 현실은 냉정하다. 2030세대가 몰려 있는 도·소매업의 경우 업체당 1년 평균 매출액이 2억6000만원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영업이익이다. 업체당 평균 영업이익은 2400만원. 월 200만원 소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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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당 영업이익[자료 출처 = 중기부 소상공인 실태조사] |
가장 영업이익이 낮은 업종은 정보통신업으로, 업체당 평균 영업이익이 연 900만원에 그쳤다. 월 75만원꼴이다. 그런데 보유하고 있는 부채는 평균 2억300만원. 즉, 창업으로 이미 빚은 2억원인데 월 75만원을 벌고 있는 현실이다.
다른 업종도 현실은 유사하다. 월 200만원을 버는 도·소매업도 보유 부채는 평균 1억5300만원에 달했다. 버는 돈을 모두 빚을 갚는 데에 쓰더라도 6년 이상 걸린다.
소상공인이 체감하는 경영애로사항(복수응답)은 경쟁심화(59.1%), 원재료비(42.1%), 상권쇠퇴(36.7%), 보증금·월세(25.6%), 최저임금(14.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중기부 관계자는 “증가한 부채와 고금리, 고물가 등으로 소상공인 경영여건이 녹록지 않았을 것”이라며 “내수활성화와 영세 소상공인 경영부담 완화를 위해 정책과 지원을 차질없이 추진할 게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