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 구매 뜻하는 ‘비축’ 명시 처음 가상화폐 업계 반색…7일‘ 가상자산 서밋’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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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가상자산의 전략적 비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해 9만4000달러선을 회복했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으로 이날 오후 5시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9.4% 오른 9만4062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은 하루 전보다 13.4% 오른 2527달러에 거래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리플(XRP)과 솔라나(SOL)는 각각 32.2%, 23.1% 급등했다. 카르다노(ADA)는 이날 한때 65% 넘게 치솟았다가 현재는 57.7% 상승한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국의 가상자산 비축(U.S. Crypto Reserve)이, 바이든 행정부의 수년간에 걸친 부패한 공격 이후 위기에 빠진 이 산업을 상승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디지털자산에 관한 행정명령을 통해 실무그룹에 가상자산 전략 비축을 추진하도록 지시한 이유”라며 가상자산 전략 비축에는 “XRP(리플), SOL(솔라나) 그리고 ADA(카르다노)”가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나는 미국을 전 세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 것임을 분명히 한다”면서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뒤이어 올린 글에서 “분명히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이 다른 가치 있는 가상자산들처럼 비축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며 “나는 또한 BTC와 ETH를 사랑한다”고 했다.
가상자산을 전략적으로 비축하겠다는 것은 미 정부가 범죄자들로부터 압수한 비트코인을 매각하지 않고 계속 보유하거나, 정부 예산으로 신규 구매하겠다는 것을 말한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비축에 따른 수익이 36조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국가부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언젠가 세계 경제가 가상자산으로 운영될 경우 미국의 경제적 우위를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지난 1월 23일 발표한 행정명령에는 가상자산 관련 정책을 검토하는 실무그룹(워킹그룹)이 국가 차원에서 디지털 자산을 비축하는 방안에 대한 평가를 포함해 입법 관련 제안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 6개월 이내에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었다.
하지만 당시 행정명령에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비축안이 명시적으로 언급되지 않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일부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 정부의 가상자산 보유·축적(stockpile)뿐 아니라 ‘비축’(reserve)에 대한 의지를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미 경제매체 CNBC는 짚었다.
그동안은 미국 정부가 보유 중인 가상자산를 매각하지 않고 저장하겠다는 의미였다면, 이번에 사용한 비축(reserve)이란 용어는 정부가 정기적으로 가상자산 적극 사들이는 것을 내포하는 말이라고 CNBC는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세계 최대 가상자산 연례행사인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국이 지구의 가상자산 수도이자 세계의 비트코인 슈퍼파워”가 되도록 하겠다면서 “정부가 현재 보유하거나 미래에 획득하게 될 비트코인을 100% 전량 보유하는 게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시장에서는 미 정부의 가상자산 비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월 20일 사상 최고치인 10만8000달러대까지 올랐다. 하지만 최근 경제적 불확실성 확대에 지난달 28일 7만8000달러대까지 급락한 바 있다.
가상자산 투자회사 GSR의 스펜서 할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시장 참가자들을 서둘러 매수 포지션으로 바꾸도록 만들었고, 가격 상승에 순풍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상자산 업체 에피션트 프론티어의 앤드루 투는 “트럼프의 이번 발표에 리플(XRP)과 카르다노(ADA)가 포함된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현재로서는 지난주의 약세가 시장에서 완전히 잊혀진 상태”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가상자산 비축에 관한 구체적인 정책이 아직 나오지 않은 만큼 “현실이 기대치에 부응하지 않으면 시장은 다시 후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악관은 오는 7일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과 투자자 등이 참석하는 ‘가상자산 서밋’을 처음으로 개최한다고 지난달 말 밝혔다. 투자자들은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구체적인 가상화폐 진흥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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