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생활용품 브랜드 경쟁 속 차별성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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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 롯데월드몰점 [롯데쇼핑 제공] |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덴마크의 디자인 생활용품 전문점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이 국내에서 매장을 철수한다. 국내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적자가 지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은 이달 전국 매장에 영업 종료를 안내했다. 매장은 지난달 기준 서울·경기·인천·부산 등 12개다.
국내 매장 철수는 한국 직진출 선언 약 1년 만이다. 2016년 한국에 처음 진출한 플라잉 타이거는 당시 여성 의류브랜드 ‘지센’을 운영하는 위비스그룹과 독점 운영 계약을 맺었다. 한국은 일본에 이은 두 번째 아시아 매장 진출국이다. 지난해 초에는 본사가 지분 100%를 인수하며 직진출 법인으로 전환했다. 대표이사로 덴마크국인 크리스타인 코포드 헤르츠 야콥센이 취임했다.
플라잉 타이거는 자체 디자인 제품을 포함해 인테리어 소품, 파티용품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했다. 여러 제품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북유럽판 다이소’라고도 불렸다. 매달 150여 가지의 신상품을 출시했다.
경쟁력 부족이 매장 철수의 원인으로 꼽힌다. 다이소와 경쟁에서 완벽하게 패배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이소가 전국에 1500개 이상 매장을 두고 있어 접근성 측면에서도 차이가 크다. 플라잉 타이거는 유쾌하고 재미를 더한 생활용품을 판매한다는 점을 차별점으로 내세웠지만, 결국 ‘가성비’ 측면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 셈이다.
다이소를 제외하더라도 국내 생활용품 시장의 경쟁자는 즐비하다. 모던하우스, JAJU 등이 대표적이다. JAJU는 한국적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최근 리브랜딩에 나서는 등 차별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무인양품과 이케아 등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도 치열하다.
앞서 다이소와 유사한 콘셉트로 국내에 진출했던 중국 ‘미니소’ 역시 전략을 바꿨다. 지난해 대학로점 매장을 열며 한국에 재진출한 미니소는 캐릭터 IP(지식 재산권) 상품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29CM, W컨셉 등 패션 플랫폼이 라이프스타일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플라잉 타이거는 최근 국내 실적도 악화했다. 2023년에는 영업이익이 -43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대비 영업이익은 179% 감소하며 적자 폭이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18억원에서 87억원으로 26.3%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프스타일 시장이 커지면서 소비자의 선택지도 과거 대비 대폭 늘었다”면서 “(플라잉 타이거의 경우) 특이한 디자인으로 마니아층은 있었겠지만, 대중적인 소비로 이어지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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