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사업 매각 박차 예고…본업 충실 차원
인적 구조조정 논란에 “반드시 해야 하는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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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처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영섭 KT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KT 제공] |
[헤럴드경제(바르셀로나)=고재우 기자] 김영섭 KT 대표가 승부사 본색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통신 업계가 ‘인공지능(AI) 수익화’에 총력전을 쏟고 있는 가운데, 그는 인공지능(AI) 기업간거래(B2B)에 집중할 것이라고 청사진을 밝혔다.
‘수익성이 높은 호텔 사업 매각을 매각한다’는 내·외부 지적에 대해서는 “호텔업이 아닌 본업에 충실하기 위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 지난해 이뤄졌던 대규모 인적 구조조정은 “반드시 해야 하는 미션이었다”고 평가했다.
4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처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 대표는 “B2B 인공지능 전환(AX) 사업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해 진일보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B2B에서 해답 찾는다…AX 법인 대신 센터 설립= 김 대표는 AI 수익화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보다는 B2B에 중점을 뒀다.
전 세계 통신사들이 1~2% 저성장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간거래(B2C)에 집중하고 있지만 KT는 B2B에서 해답을 찾겠다는 의지다.
그는 “AI 시대가 되면 모든 기관이 각자의 특징이 있는 AI 컴퍼니 조직이 되고자 할 것”이라며 “KT는 (B2B로) 방향을 잘 잡았고, 본격적으로 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이든 애플이든 온디바이스AI를 장착할 것이고, 플랫폼도 마찬가지”라며 “이런 와중에 KT는 다른 길을 가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본격적인 AI B2B 사업을 위해 이달 중 ‘AX 딜리버리 전문센터(가청)’를 신설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당초 마이크로소프트(MS)와 ‘AX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예고했지만, KT 내부 센터로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AX 딜리버리 전문센터는 KT(약 200명 예정), MS(약 100명) 등 300여 명으로 구성된 집단으로, AX 역량 축적, 고객 맞춤형 AX 사업 개발, 기업 수요에 대응한 프로젝트 추진 등 역할을 담당한다. KT는 현금 130억원을 내놓고, MS는 그래픽처리장치(GPU·MS 협력 5년간 최소 1만장), 컴퓨팅 인프라 등 현물을 제공한다.
그는 “목적을 달성하는데 있어서 AX 전문 법인 설립보다 KT 내부에 AX 센터를 설립하고 운영하기로 한 것”이라며 “MS와 오해가 있었다거나 한 것은 아니고 실질적으로 속도를 내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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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처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영섭 KT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KT 제공] |
▶호텔 사업·구조조정 등 갖은 논란에 ‘정면 돌파’= 김 대표는 최근 KT 내·외부에서 제기된 설왕설래에 대해 적극적으로 답변했다. 안정적인 캐시카우인 호텔 사업을 매각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본업에 충실하기 위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 대표는 “부동산 유동화는 최종적인 의사결정이 남았고 이사회 결정도 필요하지만, 이와 관련해 검토는 시작했다”며 “KT 본업이 호텔업이 아닌데, 오히려 매각하지 않으면 우려를 사야한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6G를 위한 위성, 네트워크 인프라, AI 등 KT가 본연의 사업에서 1등을 하려면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며 “적기에 맞는 유동화를 통해, 적기에 맞는 투자를 해서 본업을 성장시키는 것은 경영의 기본”이라고 부연했다.
1년 6개월 임기동안 자신의 성과로는 부실 사업 정리, MS와 협업, 구조조정을 꼽았다.
김 대표는 “KT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이 부실 사업을 정리한 것”이라며 “본업과 동떨어진 부실 사업이 많았고 지금도 남아 있는데, 이를 통한 성장은 ‘분식’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성장도 방해가 된다”고 꼬집었다.
또 “B2B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역량이 있어야 하는데, 기업 매커니즘, 정서, 기술 등을 고려했을 때 MS가 최고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반드시 해야 하는 게 합리적인 구조조정이고, 기본 미션”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잡음이 크게 없이 나섰고, 1년 6개월이 금방 갔다”고 소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