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트럼프 취임 후 주가 3분의 1 이상 떨어져
“관세, 위험 회피 심리에 불붙여”···반도체 ETF도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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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국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뉴욕증시의 주가 상승을 이끈 미국 기술주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 경제 매체 CNBC 방송은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전쟁이 뉴욕 증시에서 빅테크를 포함한 기술주를 강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술 섹터는 약 1% 내려 전날 3.5%에 이어 약세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하락폭은 7.6%로 확대했다.
최근 들어 가장 크게 흔들린 종목은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다. 엔비디아는 전날 8% 넘게 하락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한 이후 17% 넘게 급락했다. 이날 주가는 1.69% 소폭 반등했으나 고점에 현저히 못 미치는 수치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테슬라 주가 역시 트럼프 수혜와 거리가 먼 모양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머스크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실세로 떠올랐으며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연방 기관의 지출과 인력 감축을 주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테슬라 주가는 이날에도 4% 넘게 내리는 등 트럼프 취임 이후 주가가 3분의 1 이상 떨어졌다.
테슬라의 판매 부진이 주가 하락의 주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테슬라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차량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0%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테슬라는 지난 1월 유럽 판매도 반토막 났었다. 머스크가 유럽 정치에 간섭하자 이에 대한 반발로 테슬라 불매운동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외 미국 대형 기술주들도 연이어 약세다. 페이스북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약 15% 하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은 각각 약 10% 내려갔다.
CNBC 방송은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관세는 무역 전쟁을 촉발하고 월스트리트의 위험 회피 심리에 불을 붙였다”며 “경제학자들은 관세 전쟁이 인플레이션을 급등시키고 전 세계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이에 투자자들은 수익을 내던 주식을 처분하고 위험을 줄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술주의 하락은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관세가 미국 이외 지역에서 제품을 조립하고 제조하는 애플이나 엔비디아와 같은 주요 기술 기업의 제조 비용을 급증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애플은 아이폰 등 자사 기기 대부분을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엔비디아는 대부분의 칩을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에서 생산한다.
미국 증시의 또 다른 대장주인 반도체주 역시 부진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세계 최대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인 반에크 반도체 ETF(VanEck SemiconductorETF)는 트럼프 취임 이후 약 14% 떨어졌다.
엔비디아 외에도 AMD는 약 20% 떨어졌고, 브로드컴과 마벨 테크놀로지는 각각 21%와 31% 폭락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각각 25%,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이들 국가도 미국산 제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서 전 세계 거시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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