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일 때 1% 고객 마음 얻는 ‘팬 브랜드’ 전략 이뤄져야”

상의 제39차 유통위원회 개최
“1% 고객 통해 99% 고객 마음도 얻을 수 있어”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최근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수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체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충성 고객층 확보에 집중하는 이른바 ‘팬 브랜드(Fan Brand)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는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소비활성화를 위한 유통업계 성공전략’을 주제로 제39차 대한상의 유통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준호 대한상의 유통위원장,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을 비롯해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 이제훈 유한킴벌리 대표 등 주요 기업 대표 4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강연을 맡은 김병규 연세대 교수는 “불황기에는 브랜드의 충성 고객층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팬 브랜드 전략을 강조했다. 김교수는 “모든 소비자를 겨냥하는 마케팅보다는 특정 집단의 열렬한 지지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며 “1% 고객의 마음을 얻으면 99%의 고객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애플, 테슬라, 스타벅스 같은 성공한 브랜드들은 소수의 핵심 고객층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며 “이 브랜드들은 사회적으로 선망받는 특정집단이 주로 사용하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만들어진 뒤 대중에게 빠르게 확산됐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체성 소비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정체성 소비는 소비자가 브랜드를 통해 정체성을 인식하려는 소비 패턴을 말한다. 그는 “지난해 7월 딜로이트 조사에 따르면 미국과 비교해 한국소비자들은 한달간 정체성 구매에 8만원, 미국 소비자는 6만원을 썼다”고 언급했다.

이어 ”불황기에도 소비자들은 특정 브랜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단순한 기능적 이유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전체적인 이미지와 자신을 동일시하려는 욕구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브랜드에 강렬한 시각적 상징 구축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 기업들은 브랜드를 만들 때 강렬한 시각적 요소를 먼저 설계하는 반면, 한국 기업들은 브랜드 이름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비자가 브랜드를 한눈에 인식할 수 있도록 로고, 색상, 디자인 요소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선망성 브랜드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글자보다는 집단의 표식으로 사용되는 그림 형태의 로고가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정준호 유통위원장은 “유통업계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소비 흐름을 정확히 읽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늘 논의된 다양한 전략들이 업계의 실질적인 대응 방향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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