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도와줘!” 다급한 딸 목소리에 가슴 ‘철렁’…무슨 일이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다룬 영화 ‘보이스’ 한 장면. [영화 ‘보이스’ 장면 캡처]


[헤럴드경제(바르셀로나)=고재우 기자] “경찰서입니다. 선생님 명의로 금융 범죄가 발생해 조사 중입니다.”

3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5 내 LG유플러스 부스. ‘김영희 팀장’을 연상케 하는 익숙한 목소리가 사람들의 발길을 잡았다. 여러 가지 유형의 보이스피싱 관련 음성이 흘러나왔고, 지난해에는 “엄마, 도와줘!”라는 가슴을 철렁케 하는 내용도 있었다.

보이스피싱 관련 목소리가 나오자 화면에는 “주의하세요!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음성입니다”라는 문구가 나왔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LG유플러스가 자사 인공지능(AI)을 적용해 개발한 ‘안티딥보이스’. 안티딥보이스는 보이스피싱을 판별할 수 있다. 쉽게 말해 딥페이크로 제작된 음성을 걸러낼 수 있다.

이후에는 안티딥보이스가 해당 번호를 ‘차단’까지 해준다. 통신 3사 중에는 국내 최초로 개발됐고, 올해 상반기에 ‘상용화’를 위해 경주 중이다.

3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5 내 LG유플러스 부스. 여기서는 LG유플러스가 자사 인공지능(AI)을 적용해 통신 3사 최초로 개발한 ‘안티딥보이스’가 시연됐다. 고재우 기자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피해는 사회적으로 큰 문제다. 지난해 말께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통신 3사 CEO 회동에서 스팸·피싱 등 대책 마련을 촉구할 정도다.

경찰청이 공개한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에 따르면 2021년 총 발생 건수 3만982건(총피해액 774억원), 2022년 2만1832건(5438억원), 2023년 1만8902건(4472억원), 지난해 2만839건(8545억원) 등이었다.

보이스피싱 예방 활동 등이 늘어나면서 총 발생 건수는 줄어드는 가운데, 총피해액은 급증하는 추세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AI 등을 통해 고도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3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5 내 LG유플러스 부스. 여기서는 LG유플러스가 자사 인공지능(AI)을 적용해 통신 3사 최초로 개발한 ‘안티딥보이스’가 시연됐다. 고재우 기자


나아가 LG유플러스는 딥페이크 이미지를 걸러낼 수 있는 기술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텔레그램 등을 통해 유포되는 딥페이크를 활용한 음란물의 진위를 가리는 것만으로도 해당 기술은 큰 관심을 끌 전망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딥페이크 음성은 기술 개발이 끝난 상태로, 올해 상반기 중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라며 “이미지 관련해서도 올해 중으로 기술 개발을 마치고 서비스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