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할 줄 몰라” 미용실 연속 퇴짜…사과하는 노인 감싼 사장에 칭찬 쏟아졌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123rf]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예약을 할 줄 몰라 여러 미용실에서 거절당한 노인에게 친절을 베푼 한 미용사의 사연에 칭찬 세례가 쏟아지고 있다.

5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예약 안 하고 미용실 방문했다가 거절당하고 주눅 든 어르신’이라는 제목의 글이 공유됐다. 해당 글은 지난 3일 스레드에 올라와 조회수 35만 회를 기록하는 등 누리꾼의 공감을 얻고 화제가 되고 있는 글이다.

미용실을 운영 중인 A씨에 따르면 며칠 전 손님에게 파마 시술을 하고 있던 중 한 노인이 문밖에서 들어오지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A씨가 문을 열고 나가자 노인은 손을 떨며 주눅 든 모습으로 “예약을 안 했는데 머리 못하겠죠? 죄송해요”라며 사과했다.

이에 A씨는 “일단 들어오셔서 손 좀 녹이고 가시라”고 했고,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노인은 이미 여러 미용실에서 예약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았다고 한다.

A씨는 “요즘 다들 예약제인 건 아는데 예약을 할 줄 모른다고, 미안하다고 거듭 사과하시는데 이게 왜 사과할 일인가 싶더라”며 “오늘 당장 머리를 하고 싶을 때도 있고, 일정이 불정확해서 예약을 미리 해놓기 애매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나는 100% 예약제는 아니라고 안내드린다”고 했다.

이어 “야무지게 파마도 해드렸는데 ‘노인이 이런 곳 와서 미안하다’고 그러시더라”라며 “다 끝나고 ‘너무 행복하다’시는데 참 많은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에겐 쉬운 거절도 어르신들한텐 크게 다가올 수도 있고, 우리에겐 쉬운 호의도 어르신들한텐 더 크게 다가올 수도 있다”며 “조금 더 친절한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A씨 사연에 한 누리꾼은 “우리 엄마가 요즘 이러신다. 미용실 한 번 갈 때마다 엄청 고민하면서 가시는데, 자리 텅텅 비어있고 폰 보면서 쉬고 있어도 예약 안 하면 안 된다고 문전박대 한다더라”고 한탄했고, 또 다른 누리꾼도 “우리 엄마도 70대이신데 동네 미용실 여기저기서 퇴짜 맞으셔서 이사한 지 10년도 더 된 옛날 동네까지 버스 타고 가서 머리하신다”고 푸념했다.

다른 누리꾼들은 “우리 모두 나이 먹고 시대를 따라가기 힘든 날이 올 텐데”, “우리 애기 때 모르는 어른들이 배려하고 도와주셨듯 어르신들에게도 당신들을 도와줄 젊은이들이 필요하다”, “어르신이 인터넷 예약하는 게 쉽지 않고 전화번호 검색도 여의치 않은데, 글쓴이 같은 원장님이 우리 근처에 많았으면 좋겠다” 등 A씨를 향한 칭찬과 응원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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