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세종시 쌀과 복숭아” 썼다더니…‘한글빵’ 만든 대표 송치

세종시 쌀과 복숭아로 만들었다고 홍보한 한글빵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 제공]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세종시 쌀로 만든 빵이라고 홍보하고 외국산 원료으로 기념품 빵을 만들어 판매해온 업체 대표가 검찰로 넘겨졌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이하 농관원)은 원산지표시법 위반 혐의로 업체 대표 A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2023년 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그리스산·중국산 복숭아와 외국산·국산 쌀을 주원료로 빵을 제조했으면서도, 주원료의 원산지를 세종시로 거짓 표시한 혐의를 받는다.

1년 9개월간 판매된 원산지 위반 제품은 24만8448개로, 6억2000만원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이 빵을 100% 세종 쌀과 조치원 복숭아로 정성을 담아 만든 건강한 쌀 빵이라고 홍보해왔다. 세종시의 지역 특색에 맞게 한글을 이용한 기념품 빵을 만들었고,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업체의 세종시 기념품빵 홍보문구 [업체 웹사이트 갈무리]


A씨의 범행은 지난해 9월 농관원이 해당 업체의 원산지 거짓 표기 사건을 조사하던 중 드러났다. 이후 농관원은 해당 업체와 원료 구입처 등을 압수수색했고 1년 9개월에 걸쳐 원산지가 거짓으로 표기된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지역 농산물을 사용한다고 허위로 신청서를 작성해 세종시와 농업기술센터로부터 2억원 이상의 보조금까지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세종산 복숭아와 쌀을 구입해 업체 내부에 진열하고 적발된 뒤에도 위반 물량을 줄인다며 거래처에 자료를 축소해 요청한 정황도 발견됐다.

농관원 관계자는 “업체가 원산지 거짓 표기를 통해 각종 국고·지자체 예산으로 진행하는 지원 사업에 선정돼 보조금을 받은 점, 한글을 이용한 기념품 빵이 세종시에 갖는 의미가 큰 점 등을 토대로 범죄 중대성이 크다고 판단해 압수수색 영장 집행 등 강제 수사를 통해 위반 내역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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