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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게티이미지뱅크, 신동윤 기자 제작]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실세’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불과 석달 전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와 비교했을 때 ‘반토막’ 수준까지 내려 앉은 주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기 전 수준까지 떨어졌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4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4.43%(12.61달러) 하락한 272.04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날 장중 테슬라 주가는 261.84달러까지 내려 앉기도 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11월 5일 미 대선 당일 기록한 251.44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18일 장중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 488.54달러와 비교했을 때 이날 종가까지 주가는 44.32%나 내려 앉았다.
서학개미(미국 주식 소액 개인 투자자)의 ‘원픽(최선호주)’이 테슬라라는 점에서 주가 급락세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주식 보관금액은 지난 3일 기준 177억5077만달러(약 25조8274억원)에 달했다.
테슬라 주가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 12월 18일부터 지난 4일까지 서학개미들의 순매수액 1위 종목도 17억6164만달러(약 2조5632억원)를 기록한 테슬라였다.
이날 테슬라 주가가 약세를 보인 데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중국에서 지난달 크게 부진한 실적을 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이 중국승용차협회(CPCA)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월 테슬라 중국 공장의 출하량은 3만688대로, 작년 같은 달보다 49.2% 감소했다.
이는 2022년 8월 이후 최저치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테슬라는 지난 1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11.5% 감소한 6만3238대를 출고했다.
2월 실적은 전월인 1월에 비해서도 반토막이 났다. 통상 중국에서 1∼2월 자동차 판매는 설 연휴가 언제 끼어 있느냐에 따라 매년 변동성이 있는데, 올해는 설 연휴가 1월에 속해 2월 판매 부진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지난달 중국 전기차 선두 업체인 BYD(비야디)의 판매량은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을 합해 61만4679대로 작년 동기 대비 90.4% 증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아울러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안에 중국 업체 샤오미가 출시할 전기차 YU7이 테슬라의 간판 차종인 모델Y에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작년 한해를 돌아봐도 테슬라의 실적은 내리막길이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상위 5개 업체(BYD, 테슬라, 지리, 상하이차, 폴크스바겐) 중 2위인 테슬라의 판매량(약 179만대)만 전년 대비 줄었다.
테슬라는 작년 주요 시장인 미국(-1%)과 유럽(-13%)에서 판매가 급감하며 설립 이후 처음 연간 판매량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머스크 CEO의 정치 활동 리스크도 점차 커진다는 지적이다. 지난 1월 유럽에선 테슬라 판매량이 작년 동월 대비 45% 급감한 반면,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37% 늘었다.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행사에서 이른바 ‘나치식 경례’를 해 반발을 불러온 독일에선 1년 새 판매량이 60% 안팎 급감했고, 영국에선 처음 중국 업체 BYD(1614대)보다 낮은 월간 판매량(1458대)을 기록했다.
다만, 테슬라는 단순히 전기차 판매가 아니라 ‘기술 혁신’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분위기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 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머스크는 “탁월한 실행력이 필요하다”면서 테슬라 이익이 향후 5년간 10배 증가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머스크의 발언은 테슬라 주당 수익이 2023년 2달러 90센트에서 2029년까지 약 9달러로, 300% 증가할 것이라는 월스트리트 전망에 응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머스크는 2025년 출시 예정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포함한 자율주행 기술이 성장의 핵심이라고 했다.
퓨처 펀드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공동 창립자 게리 블랙은 “테슬라 수익 10배 증가는” 현재 기준 714달러 주가로 환산된다고 계산했다. 이는 2029년 주당 24~25달러 수익과 수익 대비 50배 거래 가정 하에 2029년 주가를 약 1200달러로 보고, 14% 할인율 적용 시 714달러가 된다는 계산이다.
다만, 미 월가에선 테슬라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이 공존하는 분위기다.
모건 스탠리의 아담 조나스 애널리스트는 지난 3일 보고서에서 테슬라가 지난 1월 중국 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에서 모두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면서 이를 “구매자 파업”으로 규정했다. 그는 머스크 CEO의 정치 활동으로 인해 테슬라의 핵심 구매자들, 즉 정치적으로 좌파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친환경 정책을 지지하는 이들이 테슬라를 외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조나스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는 단순한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인공지능(AI) 회사”라면서 “그 과정이 불안정할 수 있으나 2025년은 투자자들이 AI 회사로서 테슬라의 가치를 평가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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