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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21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지에 게재된 쥐의 응급조치 연구 관련 영상.(사진[X] |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인간처럼 쥐도 쓰러진 동료에게 입에서 입으로 소생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각)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 연구진은 쥐의 ‘응급조치’에 관한 실험 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했다.
연구진이 마취 상태 쥐와 정상 상태 쥐를 한 공간에 두고 관찰한 결과, 정상적인 쥐는 움직이지 않는 쥐의 혀를 끌어내 기도를 확보하고 입 주위를 물어뜯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이는 인간의 인공호흡 장면을 연상케 했다.
또 움직이지 않는 쥐의 혀를 지속적으로 잡아당기거나 머리로 미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다.
연구진은 쥐의 이런 행동이 평균 13분 동안 지속됐고, 이 가운데 약 절반의 시간은 마취된 동료를 깨우기 위해 움직이는 데 사용됐다고 밝혔다.
쥐의 이런 응급처치는 실제 마취된 쥐가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줬다. 응급처치를 받은 쥐들은 다른 쥐보다 빨리 의식을 회복했다.
이어 연구진은 쥐가 낯선 쥐보다 친숙한 동료 쥐에게 구조 활동을 시도할 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다고 했다.
연구진은 “움직이지 않는 쥐를 돕는 정상 쥐의 행동이 뇌의 편도체와 시상하부 영역에서 옥시토신을 방출하는 뉴런에 의해 유발되는 것”이라며 “옥시토신은 유대감을 형성하고, 배려와 사랑에 관여하는 호르몬”이라고 했다.
이어 “동료를 돕는 정상 쥐의 행동 동기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동물의 사회적 행동을 시사한다”며 “의식을 잃거나 고통을 겪는 동료 구성원을 돕는 행위가 많은 동물종에 퍼져있는 ‘타고난’ 사회적 행동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