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증권사 CEO에 “내부통제 시스템 마련해야···신기술 투자 확대도 필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5일 증권회사 CEO 간담회 개최
“단기수익 중심의 경영 관행서 벗어나 투자 방식 다각화”
디지털 전환과 기술 혁신 통한 경쟁력 강화 강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김민지 기자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증권사들에게 단기수익 중심의 경영 관행에서 벗어나 신산업 발굴·투자방식 다각화 등 ‘지속 가능한 투자전략’을 실행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일부 증권사에서 발생한 임직원의 사익추구 등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해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하며 내부통제 시스템 마련을 당부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협회장 및 24개 주요 증권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증권산업이 투자자 신뢰를 바탕으로 미래성장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책무구조도 도입’에 맞춰 정교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가 대표이사와 임원들의 내부통제·위험관리 책임을 명확히 하고 금융사고 발생 시 직접적인 책임을 묻는 제도다.

증권업계는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책무구조도 도입을 앞두고 분주히 관련 사항을 정비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내달 중순까지 책무구조도를 제출하는 회사에 인센티브를 주고, 제도의 안착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 원장은 이 자리에서 책무구조도가 도입되는 만큼 증권업 ‘고유의 업무 특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산업이 안정적으로 물을 제공하는 ‘견고한 댐’이라면, 증권산업은 물길을 만들어가는 ‘혁신의 격류’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선제적이고 지속적으로 자금을 공급함으로써 미래 산업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산업분야 발굴·투자방식 확대·장기적 관점의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 등 지속 가능한 투자전략을 강조하며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를 위한 당국의 정책적 지원을 약속했다.

이 원장은 증권산업의 경쟁력은 ‘디지털 전환과 기술 혁신’을 통해 강화된다고 봤다. 그는 글로벌 투자은행(IB)에 비해 열세에 있는 국내 증권사 상황을 지적하며 ▷인공지능(AI)·빅데이터·블록체인 등 신기술 투자 확대 ▷디지털 금융 인프라 고도화 ▷고부가가치 IB 업무 역량 강화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제안했다.

이 원장은 다가오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기업과 주주 간 투명한 소통에도 주목했다. 그는 “증권업계는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기관투자자로서의 견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달라”며 “금융감독원도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통해 주주이익 보호를 위한 제도적 정비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투자자 신뢰’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최근 투자자들의 해외 직접투자 확대와 증권업계의 자산관리 부문 성장 정체를 언급하며 “책무구조도 도입으로 투자자보호 강화, 상시점검 체계 마련 등 내부통제 시스템을 정교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증권회사 CEO들은 산업 경쟁력 강화와 이를 뒷받침할 리스크관리 및 내부통제 강화에 힘쓰겠다며 초대형 IB의 역할 강화와 발행어음 활성화에 뜻을 모았다. 이어 AI 기반 혁신적 자산관리 서비스 도입과 함께, 법인지급결제 허용 등 증권사 업무범위 확대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증권산업의 역할과 성과를 돌아보고, 증권산업의 미래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복현 금감원장과 서재완 금융투자부문 부원장보, 자본시장감독국장, 금융투자검사1국장을 비롯한 금감원 인사와 금융투자협회장과 24개 주요 증권회사 CEO 등 증권업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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