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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신동윤 기자 제작]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 파행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유럽 국가들의 군비 증강 기대감 등으로 인해 국내 증시 방산 ‘대장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가 급등하면서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8.01% 오른 70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월 26일 장중 기록한 ‘52주 신고가’와 동일한 주가며, 종가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 등에서는 수익률을 인증하는 투자자들의 글이 이어졌다.
온라인 주식 거래앱 커뮤니티에 글을 쓴 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투자자는 자신이 보유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의 평균단가가 5만2602원 수준이며, 수익률이 1230%가 넘는다며 계좌 상태를 공유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당 5만2000원대를 기록했던 가장 최근 시점은 지난 2022년 7월이다.
“1000% 수익률 욕심, 가능할까요?”란 글을 올린 또 다른 투자자는 주당 13만4517원에 매수해 수익률 420.25%, 평가손익으론 1639만3887원을 기록했다면서 계좌를 인증했다.
네이버페이 ‘내자산 서비스’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투자자 7891명의 평균 매수가는 38만6578원으로, 평균 수익률이 81.3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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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외에도 K-방산 주요 종목들의 수익률도 돋보였다.
이날 국내 증시에선 한화오션(14.54%)이 장중 8만72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쓴 가운데, 현대로템(10.87%), 한화(9.96%), 한화시스템(8.67%), 풍산(7.65%), LIG넥스원(7.39%), 한국항공우주(7.29%) 등 대부분 방산 종목이 급등했다.
올 들어 해당 종목들의 수익률은 각각 현대로템 74.45%, 한화 65.61%, 한화시스템 46.90%, LIG넥스원 31.75%, 한국항공우주 23.32%, 풍산 18.32% 등에 이르렀다.
이날 방산 업종의 동반 급등은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회담에서 갈등이 표출된 이후 유럽연합(EU) 국가 정상들이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과 EU 군비 증강 등을 논의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광물협정 체결이 파행된 이후 유럽 정상들은 비공식 정상회의를 열고 유럽 안보 강화 대책을 논의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유럽은 급히 재무장해야한다”며 “오는 6일 EU 정상회의에서 이를 위한 포괄적인 계획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더 많은 유럽 국가가 방위비를 증액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유럽증시에서도 방위비 증가 기대감에 방산주들이 두자릿수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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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 순서대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KAI KF-21, LIG넥스원 천궁Ⅱ, 현대로템 K2 전차. [각 사 제공] |
DS투자증권은 “현실적으로 진출이 가능한 동·북유럽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군비 증강을 한다면 작년 대비 약 563억달러(약 82조원)의 추가 지출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유럽이 원하는 빠른 납기에 가성비 있는 무기를 제공할 수 있는 한국도 유럽 방위비 증가 수혜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럽이 방위비를 늘릴 경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내다봤다.
최정환 LS증권 연구원은 “유럽 내 방위비 인상은 불가피한데 단기에 필요한 무기체계를 유럽 내에서 획득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며 “단기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미 갖춰 가격, 품질면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는 국산 무기체계 매력도가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와 루마니아를 비롯해 동유럽 국가에 자주포 등을 수출해온 바 있다. 수출 수주잔고가 늘어나며 마진율도 개선될 것으로 점쳐진다.
우크라이나에서 종전이 되더라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무기체계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내다봤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는 노후화된 구소련제 무기체계 교체가 필요하다”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현지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추후 수출 시장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키움증권은 목표주가를 65만원에서 81만원으로 상향했다. 한국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도 각각 65만원→82만원, 70만원→78만원으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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