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회생 절차 개시 후 A3- → D
신평사 ‘금융 채무 불이행’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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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4일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잠재적 자금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인근 신호등에 빨간색 불이 켜져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신용등급 하락 여파로 기업 회생을 신청한 홈플러스의 신용 등급이 다시 하향 조정됐다. 홈플러스는 위험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기업 회생을 신청했다고 설명했지만 신용평가사들은 회생 개시를 이유로 등급을 다시 한번 낮췄다.
신용평가사들은 4일 홈플러스의 기업어음 및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D’로 재차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신용평가사들은 ‘기업회생 절차 개시’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측은 회생 절차에 들어가도 유통업의 전상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신평사들은 금융 채무 측면에서 사실상 채무 불이행이 발생했다고 봤다.
한국기업평가는 “기업 회생 절차 개시로 금융채무와 적기 상환이 훼손됐다. 모든 금융 채무가 동결되고 회생 계획이 확정될 때까지 만기 도래하는 채무의 상환이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홈플러스가 정상적인 영업 지속 가능성을 밝혔지만 홈플러스 금융 채무의 적기 상환 훼손으로 채무 불이행 상태에 돌입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도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내렸다. 한신평은 “혼플러스의 기업어음 및 단기사채 발행잔액은 총 1880억원, 구매전용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 발행잔액 역시 약 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기업어음 및 단기사채를 포함한 금융채무는 추후 확정될 회생계획에 따른 채무 재조정 및 상환유예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지난달 28일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플러스의 단기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했다. 홈플러스는 4일 0시 3분께 신용등급 하향조정으로 금융 채무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주심 박소영 부장판사)는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과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에 대한 심문을 거친 뒤 회생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대주주다.
홈플러스는 ‘선제적 구조조정’이라는 입장이다. 김 부회장은 회생 절차 개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갑작스러운 신용등급 하락으로 생긴 단기 유동성 대비 차원에서 회생 신청을 했다”며 “회사가 지급 불능이나 부도가 전혀 없는 정상적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에 금융 채무에 한정해 회생을 실시하기로 했다. 상거래 대금, 가맹점주 대금, 직원 급여 등 상거래 채무는 기존과 동일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금융 채무에 대해서는 이자 등 비용 지출이 일단 중지되고, 법원이 선임한 조사위원의 조사 보고를 토대로 회생 계획을 내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