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든든전세’ 서울 경쟁률 ‘300대 1’

빌라 등 非아파트 신축 매입 공급
시세 90%↓, 6년거주 뒤 분양선택
올해 2000가구 공급…6월 모집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분양전환형 든든전세주택 모습. 지난해 11월 입주자 모집시 135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LH 제공]


최근 공사비 급등으로 분양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청약 경쟁률까지 높아지자, ‘청포자(청약포기자)’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분양전환형 든든전세’로 몰리고 있다.

5일 LH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최초로 시행한 분양전환형 든든전세주택 입주자 모집 결과, 전국 9개 지역 774호 모집에 3만1008명이 신청했다. 평균 4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 지역은 31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주택은 1호 모집에 1599명이 몰리기도 했다.

분양전환형 든든전세는 국토교통부가 작년 8월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에서 발표한 분양전환형 매입임대주택의 전세유형이다. 시세 90% 이하 수준의 전세로 최소 6년간 거주한 후에 분양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이는 국토부가 지난해 6월 신규 도입했던 ‘든든전세주택’에 분양전환 조건을 추가한 것이다. 국토부는 전세사기 여파로 인한 비아파트 기피 현상과 아파트 쏠림 현상 완화를 위해 든든전세주택을 도입했다. 무주택 중산층을 대상으로 2021년~2022년 전세난 해소를 위해 한시적으로 추진됐던 ‘공공전세주택’ 잔여물량을 든든전세주택으로 전환하고, 작년부터 올해까지 신규로 2만5000호(LH 1만5000호)를 추가 매입해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7월 LH가 시행한 든든전세주택 1차 공고에서는 전국 10개 지역 1642가구 모집에 3만4679명이 신청해 평균 2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공이 공급하는 비아파트 주택에 대한 전세 수요가 입증된 만큼, 이번에 분양전환 기능을 추가했다.

분양전환형 든든전세주택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주로 도심 내 신축 빌라, 주거용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를 매입해 신규 공급한다. 분양전환은 입주 시 일정 소득·자산요건을 갖춘 입주자를 대상으로 시행한다. ▷전년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30%(맞벌이 200%) ▷자산 3억6200만원∼4억3100만원(자녀 수에 따라 변동) 등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입주자는 별도의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고 6년간 임대로 거주 후 자유롭게 분양전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분양전환가격은 입주 시 감정가와 분양전환 시 감정가의 평균으로 결정되며, 분양전환을 희망하지 않거나 소득·자산 요건을 초과한 경우에는 최대 8년간 임대로 거주할 수 있다.

분양전환형 든든전세주택이 큰 관심을 받는 이유는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수준으로 장기간 거주 가능한 데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해서다.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 등 비아파트에 대한 기피 현상이 심해지고 있지만, 든든전세주택은 LH가 공급해 주거 안정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고분양가와 높은 경쟁률 등으로 청약통장의 인기가 시들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든든전세주택은 청약통장 없이 신청할 수 있다. 전셋값 상승으로 아파트 거주 비용이 높아지자, 목돈 없이 임대로 거주 후 분양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든든전세주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이달 송파구 소재 든든전세주택 입주를 앞두고 있는 김 모(34)씨는 “경쟁률이 높아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운좋게 당첨돼 너무 기쁘다”면서 “물론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면 좋겠지만 설사 당첨이 되더라도 서울 중심은 높은 분양가를 감당할 자신이 없고 외곽이나 경기도는 직장과 멀리 떨어져 있어 망설여지는게 사실이라, 아이 교육까지 생각하면 도심에서 거주할 수 있는 든든전세에 신청하길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는 135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첨됐다.

LH는 지난해 1000가구를 분양전환형 든든전세로 공급했다. 올해는 물량을 대폭 확대해 2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오는 6월 입주자를 모집한다. 박로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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