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엔진 생산설비 신설에 802억 투자
전방 사업 호황에 주문 쏟아져
중국도 K-선박엔진에 의존
올해도 수주 릴레이 이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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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선박엔진 공장 전경. [HD현대중공업 제공] |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국내 선박엔진 업체들이 생산설비 확충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전방 사업 호황으로 폭증하고 있는 주문을 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글로벌 선박 시장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선박엔진 업체들의 수주 릴레이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1위 선박엔진 업체인 HD현대중공업은 친환경 엔진 생산설비의 고도화를 위한 투자를 하고 있다. HD현대의 또 다른 선박엔진 계열사인 HD현대마린엔진도 친환경 엔진 제작 관련 설비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 HD현대가 선박엔진 설비 개선 및 도입에 투자하는 금액은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한화엔진은 지난달 창원 본사 내 선박엔진 생산설비 신설에 802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한화엔진 관계자는 “중장기 생산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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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엔진 공장 전경. [한화엔진 제공] |
선박엔진 기업들이 생산시설 개선에 나서는 이유는 전방 사업 부활로 선박엔진 주문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2010년대 침체기를 겪었던 글로벌 선박 발주 시장은 2020년대 초반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때 선박엔진 수요도 자연스레 증가했다.
저가 공세를 앞세워 글로벌 선박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중국조차 고부가 선박엔진만큼은 우리나라에 의존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 배출 규제로 인기가 높아진 이중연료(Dual Fuel, DF) 엔진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압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DF 엔진은 기존 연료인 디젤과 별도로 메탄올과 같은 친환경 연료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엔진이다.
한화엔진의 경우 지난해 선박엔진 매출에서 중국 비중은 약 32%이다. HD현대중공업, HD현대마린엔진도 중국 조선사로부터 일감을 수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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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수주에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말 기준 엔진 분야에서 수주잔고 79억6200만달러(11조47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화엔진 수주잔고는 33% 늘어난 3조3841억원이다. HD현대마린엔진 수주잔고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6134억원으로 2년치 일감을 확보했다. 이처럼 국내외 조선사들로부터 주문이 물밀듯이 들어오자 선박엔진 업체들은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생산설비 투자를 결정했다.
연이은 수주에 선박엔진 업체들의 실적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 사업부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590억원으로 전년(2865억원) 대비 2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화엔진, HD현대마린엔진 영업이익은 719.5%, 85.2% 늘어난 715억원, 332억원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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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마린엔진 공장 외부 전경. [HD현대마린엔진 제공] |
선박엔진 업체들의 상승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선박 발주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변수가 계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미 트럼프 2기 행정부 공약인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규제 완화가 이뤄질 시 LNG를 싣고 운반하는 LNG선 발주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35년까지 발주가 예상되는 LNG선만 426척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수주는 이미 이뤄지고 있다. 한화엔진은 올해 1월 아시아 지역 고객사와 6292억원 규모의 선박용 엔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HD현대마린엔진은 같은 달 삼성중공업에 내년 말까지 372억원 규모의 선박엔진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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