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판매 급증…업체는 12만개 늘어
다이소·편의점 등 오프라인 시장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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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 명동역점에서 한 손님이 건강기능식품을 보고 있다. 신현주 기자 |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을 판매하는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유통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가성비’를 앞세운 다이소에 이어 중국 이커머스까지 건기식 판매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알리익스프레스에는 종근당, 뉴트리데이, 고려은단 등 국내에서 생산하는 다양한 건기식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0월 식품관을 개설하고 건기식을 비롯해 신선식품, 가공식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건기식 역직구 사업까지 노리고 있다. 알리바바그룹이 보유한 폭넓은 해외 유통망을 활용해 한국 판매자들의 물품을 해외에서 판매하겠다는 구상이다. K-콘텐츠 열풍에 국산 건기식의 만족도가 해외에서 높다는 점에서다. 알리익스프레스 관계자는 “알리바바그룹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서도 건기식의 판매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이커머스까지 건기식 시장에 발을 들이는 이유는 ‘성장성’에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2020년 5조1750억원에서 2022년 6조4498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지난해 규모는 6조440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건기식 수출 실적은 전년 대비 9.3% 증가한 5억5833만달러(약 8046억원)를 기록했다.
건기식 판매 채널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무한 확장 중이다. 국내에서 건기식을 팔기 위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 식약처에 따르면 건기식 판매 허가를 받은 업체 수는 2019년 8만1559개에서 2023년 12만6804개까지 증가했다.
온라인몰에 입점하는 건기식 브랜드와 판매자도 꾸준히 성장세다. 건기식협회가 작성한 ‘2024 건기식 시장 현황 및 소비자 실태조사’를 보면 지난해 선물용을 제외한 건기식 구매 금액 4조4635억원 중 69.7%(3조1152억원)가 온라인에서 판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할인점(2468억원), 다단계(2317억원), 약국(189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넘치는 수요에 최근에는 오프라인 유통 채널도 건기식 품목의 입점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건기식 판매를 시작한 다이소가 대표적이다. 한달 분 기준 평균 2~3만원대인 기존 제품을 3000~5000원으로 판매하며 입소문을 탔다. 비슷한 성분과 효과를 가진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더 저렴하고 많이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약사들의 반발 확산에 제약기업이 입점 철회 움직임을 보이자, 다이소도 분위기를 살피는 모습이다. 대한약사회는 최근 입장문을 내고 “유명 제약사가 수십년간 건강기능식품을 약국에 유통하면서 쌓아온 신뢰를 악용해 약국보다 저렴한 가격에 생활용품점으로 공급하고 있는 것처럼 마케팅을 펼치는 것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다이소 관계자는 “아직 건기식 판매 초기인 만큼 소비자 반응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먹는 화장품이라는 의미의 ‘이너뷰티’가 유행하면서 뷰티 플랫폼도 건기식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실제 CJ올리브영의 건기식 판매량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기식협회에 따르면 올리브영 등 드럭스토어의 건기식(선물 제외) 판매 금액은 2020년 150억원에서 지난해 266억원으로 급증했다. 올리브영은 헬스앤뷰티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지항하면서 이너뷰티 콘셉트로 건기식 품목을 늘리고 있다.
특히 다이소와 CJ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출 4조원을 넘어서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이소가 건기식 사업에 도전하면서 해당 분야의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점포 수가 5만개를 웃도는 편의점 업계도 마찬가지다. 강점이었던 소비자 접점을 활용해 부담을 낮춘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달 18일 열린 ‘상반기 상품 컨벤션’에서 점주들을 대상으로 건기식 판매 인허가 절차를 안내했다. 여기에 제약업계와 건기식 판매를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GS25도 건기식 판매를 희망하는 점포를 대상으로 건기식 판매와 관련된 정기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건기식협회 관계자는 “건기식을 판매하는 채널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늘면서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측면이 있지만, 판매 채널이나 제조사들은 시장을 명확하게 분석하고 진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