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 상호관세 부과 시 한국 GDP 0.7% 감소…주가 10% 하락”

골드만삭스 “한국, 미국 상호관세에 크게 노출”
‘주요국·품목별 관세도 韓 성장에 부담’ 분석도
이런 가운데 트럼프 “韓, 美에 4배 높은 관세”
다음달 상호관세 한국에 부과될 가능성 높아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글로벌 관세 전쟁에 불을 붙인 가운데 미국이 상호관세를 10% 부과할 때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0.7%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외 주요 기관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 초중반까지 내릴 정도로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의 관세 조치가 성장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정부가 한미 간 소통 강화를 바탕으로 관세 면제를 요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무역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미국이 10%의 상호관세 부과할 경우 한국은 GDP 측면에서 0.7%가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주가지수도 기업수익 하락,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 변경 등으로 10%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골드만삭스는 덧붙였다. 미국의 상호관세가 우리나라의 성장과 주가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지난해 명목 GDP가 원화 기준 2549조10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의 10% 상호관세 부과만으로 우리나라의 GDP가 18조원 가까이 줄어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한국은 아시아 역내 선진국과 신흥국 중에서 대미 무역흑자가 큰 국가”라면서 “미국의 관세 부과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된 국가 중 하나”라고 밝혔다.

미국의 관세 부과가 우리나라 성장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관측은 이뿐만이 아니다.

씨티은행은 미국이 중국에 20%, 캐나다·멕시코·유럽연합(EU)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때 한국의 GDP는 1년간 0.065%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품목별로도 철강·알루미늄 25% 관세는 0.019%, 자동차·반도체·의약품 25% 관세는 0.203%의 GDP 마이너스 효과가 있을 것으로 씨티은행은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자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에는 기존 10%에 10%를 더해 총 20% 관세를 발효했다. EU에 대해서도 25% 관세를 예고한 상태다.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는 오는 12일부터 부과되며 자동차 등 다른 업종에 대한 관세 조치는 4월 2일 상호관세와 함께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불공정 무역의 대표 사례로 우리나라를 특정해 언급했다는 점은 악재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집권 2기 첫 의회 연설에서 “한국의 평균 관세는 (미국보다) 4배 높다”며 “우리는 한국을 군사적으로, 그리고 아주 많은 다른 방식으로 도와주는데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양국이 2007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라 대부분 상품을 무관세로 교역하고 있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다만 발언의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 간 교역 관계가 불공정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뜻을 분명히 피력한 만큼 다음달 상호관세가 한국에 부과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부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조치에 대한 대응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현안간담회를 주재하고 “4월 2일로 예정된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에 대응해 한·미 양국의 실무협의체를 통해 3월 중으로 집중적인 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권한대행은 그러면서 “미국의 대캐나다·멕시코 25% 관세, 대중국 10% 추가 관세의 국내 영향을 재점검하고 이들 국가에 진출한 우리 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도 강구해달라”고 관계 부처에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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