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지정학 리스크도 PE는 못 막는다”

삼일PwC, M&A대응 전략 세미나
관련 실무자 300여명 참석 후끈


민준선 삼일PwC 딜 부문 리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보호무역주의, 금리인하 지연,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인수합병(M&A) 시장에 비우호적인 매크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그러나 그 어떤 상황도 올해 기관전용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저력을 막을 수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매년 드라이파우더(미소진 투자금액)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충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M&A 시장 회복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다.

삼일PwC(대표이사 윤훈수)는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본사 2층 아모레홀에서 ‘2025년 인수합병(M&A) 시장 전망과 대응전략’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기업 등 M&A 관련 실무자 300여명이 참석하며 M&A 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민준선 삼일PwC 딜 부문 리더(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이번 세미나는 글로벌 PwC와 삼일 전문가들이 국내외 M&A 시장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통해 시사성이 있는 주제와 산업을 선정해 준비했다”라고 소개했다.

정경수 M&A센터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세미나에서는 2024년 글로벌 M&A 시장 동향과 올해 전망, 인공지능(AI)을 필두로 성장 산업 진단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논의됐다. 이 과정에서 단연 돋보인 것은 PE의 존재감이었다. 발제자로 나선 ▷류길주 딜 부문 부대표 ▷박치홍 기업구조조정 센터장 ▷정지원 상장기업지원센터장 ▷이정훈 PE그룹장 ▷홍성표 K-뷰티 섹터 리더 ▷손영백 에너지·인프라·폐기물 TFT 리더 등 전문가 6인의 발표에서도 ‘PE’가 빠짐없이 언급됐다.

PE의 인수 비용을 결정짓는 금리의 경우 하락 정도가 시장 예측치에 미치지 못하지만 드라이파우더가 역대 최대치인 점이 조명되고 있다. 삼일PwC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PE의 드라이파우더는 1조6000억달러(한화 약 2300조원)에 이른다. 국내 PE의 경우 작년 말 기준 40조원을 초과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정훈 PE 그룹장은 “자금이 충분한 만큼 PE는 M&A를 할 수밖에 없다”라며 “대형사에 자본이 집중되는 양극화는 유지되겠지만 PE가 사모대출, 부동산까지 영역을 확대해 투자 다변화가 기대되고 PE 간 세컨더리 거래와 기업 현금 유동화 의지 등이 올해 주요 테마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류길주 부대표는 PE의 5년 초과한 장기 보유 포트폴리오가 증가하는 추세에 주목하며 출자자(LP)의 엑시트 압력이 M&A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봤다. 류 부대표는 “지난해 SK스페셜티, 에코비트 등 주요 딜은 PE 중심으로 이뤄졌고 올해도 PE의 포트폴리오 기업 관리, 산업 간 경계를 넘어서는 기업 투자 확대 등을 통해 하반기 점진적으로 시장 회복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정지원 상장기업지원 센터장은 상장사 투자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는 PE를 조명했다. 지난해 롯데렌탈(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한양증권(KCGI), 고려아연(MBK파트너스) 등 PE가 다양한 방법으로 상장사 M&A를 진행해 기업을 재편한 점에 주목했다. 그는 “상장기업 최대주주 가운데 사모펀드의 비율이 10년간 2배 이상 늘었으며 공개매수 이후 자진상장폐지하는 거래 형태 역시 PE가 주도한 이슈였다”라고 진단했다. 심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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