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헌법재판관 맞춤 신변보호 훈련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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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 결과별로 세부 시나리오를 상정해 재판관 위해를 방지하기 위한 경호 훈련까지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경찰이 선고 당일 헌재 경비 계획과 더불어 헌법재판관들에 대한 특별 신변보호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탄핵심판 선고 결과별 세부 시나리오를 상정해 재판관 보호 훈련까지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6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최근 경찰청은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당일 탄핵이 인용될 경우와 기각될 경우 등 상황별 세부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경호 계획과 관련해 헌재와 내부 논의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경찰은 헌재와 함께 불미스러운 우발 상황에 대비한 비상대책을 강구하는 한편, 헌재 재판관들에 대한 위해 행위를 막기 위해 경호 임무 수행 절차와 관련한 자체 훈련까지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훈련은 경찰청이 서울경찰청에 내린 지침에 따라 서울청 산하 각 관할서 소속 전담 경호팀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서울경찰청과 헌재를 포함한 종로경찰서 등 일선서까지 더불어 경호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헌재로 추정되는 건물의 내부 도면이 게재되면서 헌재 청사 보호와 재판관들에 대한 신변보호 우려가 대두된 바 있다. 당시 게재된 내부 도면에는 헌재 부지와 각층의 평면도까지 담겨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커뮤니티에는 지난 1월 서울서부지법 난입사태가 발생하기 전 법원 진입 경로를 분석한 글도 게시됐다.
경찰은 이 같은 사항을 포함,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돌발적 우발 상황을 고려해 헌재와 재판관들에 대한 경호를 대비하고 있다.
경찰은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헌재소장 권한대행으로 선출된 문형배 재판관을 경호하고 있다. 헌재소장은 경찰의 기본적 경호 대상이다.
경찰은 같은 해 12월 14일 국회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문 권한대행의 경호를 강화하는 한편, 헌재와의 협의를 통해 다른 재판관들에 대해서도 개별적으로 전담 경호팀을 배치했다. 경찰은 지난달 25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이 끝난 이후에도 추가로 경호 인력을 증원하기도 했다.
재판관들은 현재 24시간 경찰 경호를 받고 있다. 다만 재판관 자택 등에 대한 경호는 자칫 주거지가 특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밀행성을 유지한 채 밀착 경호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달 중순으로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는 선고 당일에는 갑호비상 발령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전담 경호팀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판관의 안전 및 경호 관계상 구체적인 경호 인원 수는 밝힐 수 없다고 경찰 관계자는 밝혔다.
서울청은 지난 5일 주요 일선서 서장과 기동대 책임자 등을 소집해 탄핵심판 선고에 대비한 회의를 진행했다. 특히 대규모 폭력사태와 인파에 의한 안전사고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대응 체크리스트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청은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 당시 집회 시위 상황이 담긴 영상 자료 등을 검토하며 경찰청에 ‘갑호비상 발령’을 정식 건의하기로 계획 중이다. 갑호비상은 최고 등급의 비상령으로, 전국 경찰들의 연가가 중지되고 가용 경력 100%까지 동원될 수 있다.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갑호비상을 발령하면, 전 기능에 있는 경찰들이 총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이 직무대행은 지난 4일 경찰청 정례 브리핑에서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면서 “분신 또는 헌법재판소에 들어가 물리적 충돌이나 폭력사태 등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둘 것”이라며 갑호비상 발령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 파면 당시에도 갑호비상이 발령된 바 있다. 당시 서울 도심에는 271개 중대 총 2만1600여명의 경찰 기동대 인력이 배치됐다. 하지만 탄핵 반대 집회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가 확대되며 총 4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경찰은 이번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당일에도 탄핵찬반 집회 참가자들의 인파 사고 등 가능성에 대비해 경비를 담당하는 기동대 경력 외에도 경찰특공대까지 투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