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대통령, 자국서 미·러·우크라 평화회담 제안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AP]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자국에서 평화 회담을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벨라루스 벨타통신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인플루언서 마리오 나우팔 인터뷰에서 “트럼프(미 대통령)에게 말해달라. 내가 푸틴(러시아 대통령),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와 함께 기다리고 있겠다는 것을”이라고 말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회의 많은 부분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와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키이우에서 벨라루스 민스크까지 비행기로 1시간 30분이면 올 수 있다며 “당신이 원한다면 오라. 우리는 차분히 잡음 없이 소리 지르지 않고 앉아서 합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전쟁을 끝내는 것이 그의 유일한 정책인 것 같다며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2023년 6월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싸우다 되레 러시아 본토로 진군한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협상해 무장 반란을 잠재우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당시를 회상하며 “당시 프리고진은 핵 단추에 손을 뻗었다”며 그가 핵무기를 보유하려고 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또 서방 국가들은 프리고진이 러시아 정부를 전복하고 핵무기를 확보하려는 것을 용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프리고진이 자신의 협상 제안에 동의하지 않았다면 벨라루스에서 가장 전투 준비가 잘 된 부대를 모스크바에 보내려고 했다고 밝혔다. 프리고진은 반란을 접은 뒤 벨라루스로 망명했으나 이후 의문의 비행기 사고로 사망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분쟁 중에 핵무기를 사용할 계획은 없다며 “그는 당장 핵전쟁을 일으킬 큰 이유가 없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민스크에서 3국 정상이 회담하자는 제안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아직 제기되지 않았고 어떤 식으로든 논의되지 않았다”며 “주요 동맹인 벨라루스의 민스크는 우리에게 최적의 장소”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에 다시 협상할 준비가 됐다고 밝힌 데 대해선 “일반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와 협상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령을 제정한 장본인이라며 “누가 협상 테이블에 앉느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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