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가스관 초대에 ‘강관株’ 펄펄

트럼프, 한국기업에 러브콜 영향
석유 시추 필수 강관종목 급상승
동양철관·하이스틸·휴스틸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알래스카 가스관 사업과 관련해 한국에 러브롤을 보내자 관련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트럼프는 4일(현지시간) 집권 2기 첫 의회 연설에서 “세계 최대 규모가 될 알래스카 가스관 건설 사업에 한국 일본 등이 대규모 투자로 동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올해 1월 취임식부터 가스·석유 생산 확대를 뜻하는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 정책을 외친 트럼프가 본격적으로 전통 에너지의 부활을 알린 셈이다.

현재 한국 정부는 한국의 알래스카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또는 개발 참여 옵션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최종 확정 단계는 아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5일 전장 대비 15.31% 오른 6만1000원을 기록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국내 최대 민자 발전사로 장기간 LNG를 직도입해 오면서 인프라와 해외 자산 투자를 해 왔다. 가스개발 사업을 벌이는 한국가스공사 또한 12.80% 오른 4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통적인 가스개발 산업 외에 이번엔 특히 ‘강관업체’들이 주목받았다. 강관업체는 철강 파이프를 만드는 기업으로 LNG 시추가 늘어나면 유정관(OCTG)과 송유관 등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제조·공급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유정관은 석유·천연가스 시추(채굴) 과정에서 필수적인 강관이다. 중소형 강관업체들의 주가는 큰 폭으로 올랐다. 동양철관은 전장 대비 30% 오른 897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이스틸도 장중 상한가를 기록한 뒤 전장 대비 29.97% 오른 3990원에 마감했으며, 휴스틸은 15.89%, 넥스틸은 12.80%로 각각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보였다.

국내 1위 강관업체 세아제강의 주가는 2.32% 올랐다. 세아제강은 이미 전날에도 주가가 9% 넘게 상승했다. 상상인증권은 세아제강이 최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전기저항용접(ERW)이나 아크용접(SAW) 등 규격에 따른 용접방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군 생산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세아제강의 생산능력은 160만톤(t) 규모에 달한다.

심지어 강관업체는 트럼프발(發) 관세 위협에서도 한 발짝 떨어져 있다. 휴스틸, 넥스틸, 세아제강 등 주요 강관 업체들이 미국의 수입 규제에 대응해 현지 생산시설을 마련했거나 건설 중이기 때문이다. 즉 미국 현지의 물량으로 채울 수 있다는 의미다.

세아제강은 2017년부터 미국 휴스턴에 연산 25만톤 규모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휴스틸도 휴스턴 인근에 연산 7만2000톤 규모의 유정용 강관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한다.

넥스틸은 이미 2017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부지 10만평 규모의 넥스틸 사하(Nexteel SAHA) 강관공장을 설립했다. 이곳에선 북미 셰일가스용 2~5인치 크기를 생산한다. 트럼프 1기(2017년 1월20일~2021년 1월20일) 당시 셰일가스를 향한 러브콜의 결과다.

단, 미 무역확장법 232조가 시행되면서 셰일가스 혁명에 ‘수출 효자종목’으로 여겼던 강관재의 경우 당시 트럼프 행정부와 진행된 쿼터 협상에서 수출 할당량이 연간 100만톤 수준으로 제한돼 2018년 수출량이 급감했다.

하지만 넥스틸은 2022년 하반기부터 다시 적극적으로 강관을 생산하고 있다. 넥스틸은 지난해 9월, 26인치 전기저항용접(ERW) 강관 납품계약을 미국 기업과 체결하기도 했다.

김진범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강관은 현지 공급여력이 부족하다면 관세 리스크가 모두 판가로 전이될 수 있다”며 “특히 최근 현지 OCTG 가격의 급등세는 불확실성의 판가 전이가 현재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봤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 또한 “3월 4일 행정명령 발효 이전부터 수입 감소 우려가 선제적으로 반영돼 미국내 OCTG강관 가격은 서명 이전 대비 30.6% 상승했는데, 향후 미국의 강관 수입 감소 규모에 따라 미국 내수 가격의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고 예상한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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