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하면서 제휴업체들이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잇달아 중단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제2의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빕스·뚜레쥬르·더플레이스)과 신라면세점, CGV, 앰배서더 호텔, HDC아이파크몰, 에버랜드 등은 홈플러스 상품권을 이용한 결제를 중단했다. 상품권 이용이 제한되는 제휴처는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홈플러스 제휴업체는 외식·문화·레저·호텔 등 20여곳이다.
제휴업체들은 이 같은 조치에 소비자 피해 가능성을 막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라고 밝혔다. 상품권은 기업회생절차 진행 중에도 전액 변제가 가능한 일반 상거래채권이지만, 변제 지연 가능성을 우려해 상품권 사용을 중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사는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개시 이후 기업어음 및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D(디폴트) 등급으로 강등시킨 상황이다.
문제는 상품권 사용 중단 사태가 당장 유동성이 필요한 홈플러스의 숨통을 조일 수 있다는 점이다. 홈플러스는 연간 2000억원가량의 상품권을 발행한다. 지난해 발행한 상품권은 약 250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제휴처 사용 비중은 4% 수준으로 알려졌다. 제휴처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사태 확산으로 구매가 급감하거나 환불 요청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실제 소비자 혼란은 커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예전 티메프 사태를 거론하며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등 현재 이용이 가능한 홈플러스 제휴처에서 상품권을 빨리 사용하라“는 식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 때문에 사태의 양상이 티메프 사태와 닮은꼴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티몬과 위메프가 할인 판매했던 해피머니 등 상품권이 제휴처 사용 중단으로 휴지 조각이 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가격을 낮춰 팔겠다는 보유자까지 등장했다. 강승연 기자
줄줄이 막히는 ‘홈플러스 상품권’…커지는 소비자 혼란
제휴처 ‘제2티메프’ 우려 선제 대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