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본부장 “미국서 USTR과 철강 관세 논의”…차관보는 “GM과 회동”

정인교 통상본부장, 내주 카운트파트너인 USTR 대표와 첫 회동
박종원 통상차관보·GM본사 부사장, 6일 비공개 회동…한국GM의 생산량 84% 미국행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이 3일 산업통상자원부 대회의실에서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바탕으로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절차를 밟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반도체, 철강 등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 관련, 대책 마련을 위한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대표적인 불공정 무역국으로 정조준하면서 우리 통상당국이 집중 대응에 나서고 있다. 통상교섭본부장이 다음주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나 철강 관세 면제를 요청할 예정이다. 미국이 12일부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해 예외나 면제 없이 25%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철강은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는 분야다. 정부는 또 이달 발표가 예정된 자동차·반도체·의약품 등에 대한 관세 부과에 대응하기 위해 해당 업계와 접촉을 늘리고 있다.

6일 정부에 따르면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다음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카운터 파트인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와 첫 회동을 갖고 트럼프 정부가 예고한 철강관세 조치에 대한 면제를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 본부장은 방미에 앞서 25% 관세 부과가 예고된 철강 기업 경영진을 개별 접촉해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해왔다.

12일부터 철강 25% 관세…정인교 본부장 USTR에 우리 입장 피력


트럼프 대통령은 12일부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해 예외나 면제 없이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지난달 결정했다. 2018년 트럼프 1기때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발표했을 때 우리나라는 미국과 협상을 통해 철강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수출 물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수용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대미 철강 수출에서 ‘263만톤 무관세’를 적용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관세는 캐나다, 멕시코, 베트남 등과 더불어 주요 대미 철강 수출국 중 한 곳인 우리나라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단순화해 예외나 면제 없이 25%를 적용한다고 밝힘에 따라 쿼터를 조건으로 관세 면제를 받았던 한국산 철강 제품에도 25%의 관세가 적용될 예정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지난달 트럼프 2기 출범이후 첫 장관급으로 미국을 방문해 관련 협상을 벌였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정 본부장은 이번 그리어 대표와의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한데 제출할 무역보고서에 우리 측 입장을 최대한 개진해 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1일까지 상무부와 USTR이 무역 정책 전반에 걸친 재검토(리뷰) 보고서를 검토한 다음 날부터 실제 관세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관세는 물론 부가가치세, 보조금 관행, 환율 조작, 미국 기업에 대한 규제 같은 각종 비(非)관세 장벽도 고려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 인해 사전에 우리 측 입장을 최대한 개진해 정책에 반영되게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는 트럼프 관세와 중국발 공급 과잉 등으로 어려움에 빠진 철강업계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산·학·연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찰강 산업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TF)’를 지난 1월 발족했다. TF는 단기적으로 미국 도널드 트럼프 신정부 출범 속에서 통상 현안에 민관이 협업에 대응하는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장기적으로 철강 산업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산업부는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해 25% 수준의 관세를 부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에 자동차 관세와 관련한 공식 발표를 할 예정이며 실제로 높은 관세가 부과된다면 한국 자동차 산업에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오전 경기도 평택항 내 자동차 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평택=임세준 기자


통상차관보, 방한 GM 부사장과 비공개 면담…산업부, 자동차업계와 간담회


또한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방한 중인 제너럴모터스(GM) 본사 부사장을 6일 오전 비공개 면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자동차 관세 대응 방향을 놓고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 수출 비중이 84%가량인 한국GM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25% 부과 예고로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이날 면담은 GM 부사장이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4일 한국GM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전날 비상계엄으로 무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면 GM 한국사업장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GM 한국사업장은 미국 수출로 수익을 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GM의 미국 수출 물량은 41만8782대로 전체 생산량(49만9559대)의 83.8%에 달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과 자동체 관세율이 높게 책정되면 GM 본사가 한국GM 생산 물량을 미국 공장으로 돌릴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미국 완성차 업체인 GM의 한국사업장 철수설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오는 2027년 말이면 GM이 2018년 우리 정부와 약속한 한국사업장 10년 유지 기간이 끝난다는 점도 철수설을 부추기고 있다.

2018년 한국사업장 철수를 추진한 GM은 한국 정부가 8100억원의 공적 자금을 지원하자 국내 사업 축소로 선회했다. 당시 GM은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10년간 한국사업장을 유지하기로 했다. GM 한국사업장은 현재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산업부는 GM뿐만 아니라 트럼프 관세로 인한 자동차업계의 애로사항과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제조산업정책관 주재로 이번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비공식적으로 장차관을 비롯해 실장, 국과장들이 공개회의보다는 비공식으로 업계를 만나 트럼프 2기 관세 부과에 대해 입장을 청취하고 대응방안을 조율하고 있다”면서 “특히 장차관은 여러 핵심 기업 경영진과 개별 면담을 통해 대미 협상에 관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본격화하기 전에 우리의 입장을 개진하고 대응방안 전략을 수립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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