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압박에…달러 실질 가치 ‘역대 최고’

국제결제은행 실질실효환율 통계
1월 미국 115.1…역대 최고 기록
트럼프 당선 이후 달러 강세 반영


달러 가치가 급등하면서 미국의 실질실효환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4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합동 의회 회기에서 연설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P]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달러 실질 가치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달러 강세 현상이 더 강화된 것에 따른 영향이다.

6일 국제결제은행(BIS)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미국의 실질실효환율(Real effective exchange rate) 지수는 올해 1월 말 기준 115.1(2020년=100)로 전월보다 1.7포인트 올랐다. 이는 BIS가 해당 통계를 집계한 1994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실질실효환율은 나라 간 구매력 차이까지 반영한 환율이다. 기준 시점과 현재 시점 간의 상대적 환율 수준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계산된다. 수치가 100을 넘으면 기준 연도 대비 고평가, 100보다 낮으면 저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즉, 미국의 실질실효환율이 115.1이란 것은 달러 가치가 기준선 대비 15.1포인트 높아져 있다는 뜻이다.

미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지난해 10월 말(110.0) 상승하기 시작해 지난 1월까지 넉 달 연속 올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지난해 11월 이후 전고점인 113을 훌쩍 뛰어넘었고, 올해 들어 115를 처음 돌파했다.

미국 신정부가 보호무역주의 기조 아래 주요 교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관세 인상 정책을 펴면서 달러가 다른 통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1월 말 기준 91.3으로, 전월보다 0.3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장기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95선 아래로 내려온 후 10~11월 93을 웃돌다가 12월 들어 계엄 사태를 계기로 90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