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탄핵 내주 선고 가능성

국회, 비상계엄 수사기록 증거 제출
尹 심판전 선고시 ‘국무회의’ 주목



한덕수(사진) 국무총리 탄핵 심판을 제기한 국회 측이 막판까지 추가 의견서를 제출하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 총리 탄핵 심판은 12·3 비상계엄과 관련이 깊어 선고 시점과 내용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 측은 지난달 28일 헌법재판소에 추가 의견서와 증거를 제출했다. 국회는 지난해 12월 27일 한 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헌재는 두 차례 변론준비기일을 거친 후 지난달 19일 1차 변론기일을 열어 최종적으로 양측 의견을 듣고 변론을 종결했다.

국회 측이 제출한 의견서는 12·3 비상계엄 동조 또는 묵인 의혹과 관련된 것이다. 특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서울중앙지검이 헌재에 제출한 12·3 비상계엄 수사 기록과 관련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19일, 공수처는 지난달 24일 각각 헌재가 촉탁한 수사기록 사본(기록인증등본)을 제출했다.

국회 측은 한 총리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동조·묵인해 내란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상계엄 당일 한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명시적으로 반대했는지,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해 비상계엄이 형식적인 요건을 갖추도록 조언해 도왔는지가 쟁점이다.

국회 측은 또 국회가 지난해 12월 4일 오전 1시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의결시킨 뒤에는 해제 국무회의 소집을 지연시켜 비상계엄 해제를 늦췄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국회 측이 수사기록 확보에 성공하면서 한 총리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헌법재판소 근무 경력이 있는 한 법조인은 “국회 측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 증거를 제출한 만큼 헌재도 심리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다만 국회 측이 추가 수사자료 확보를 시도하고 있어 이번주 중 선고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회 측은 지난 4일 헌재에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 기록인증등본 송부 촉탁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가 이를 받아들이면 자료 제출 요청, 회신, 열람, 증거 제출 과정이 필요해 시간이 걸린다.

한 총리 탄핵 심판이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이전에 결론이 날 경우 헌재가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는지 가늠할 잣대가 된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12·3 비상계엄 이전 국무위원 소집을 정상적인 국무회의로 볼 수 있는지 여부는 비상계엄의 절차적 정당성과 관련된다. 헌법에 따르면 계엄의 선포·해제는 국무회의를 거쳐야 하고,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즉시 국회에 통고해야 한다.

헌재가 한 총리가 ‘국무회의에 참석했다’고 판단할 경우 비상계엄 직전 국무위원 소집이 ‘국무회의’가 된다. 국회 측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국무회의록 작성, 국무위원 부서 등이 없었고 윤 대통령의 일방적인 통보만 있어 국무회의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헌재가 ‘국무회의가 없었다’고 판단할 경우 한 총리의 탄핵 가능성은 낮아지지만,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위헌으로 판단할 근거가 된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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