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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지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 극장에서 제2연평해전을 다룬 연극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를 관람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5일 “이번에는 반드시 선수 교체가 아닌 시대 교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에서 자신의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 북콘서트를 열고 “선수 교체만 가지고는 더 잔인해지고, 더 표독스러워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개헌 이야기가 나오면 ‘정치권의 일이라 그게 되겠어’ 하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해내야 한다”며 “누군가 구시대의 ‘87 체제’ 문을 닫는 궂은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1987년 헌법은 정치 주체의 절제 정신을 전제로 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측이 하는 29번의 탄핵은 헌법에 (근거 조항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 비상계엄도 헌법에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수십 년 동안 헌법에 있었지만, 감히 그것까지 안 하는 절제 정신이 서로가 지키는 암묵적 ‘룰’(규칙)인데 그것이 깨진 것”이라며 “정말 위험한 세상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는 12·3 비상계엄에 대해 “제가 잘하면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12월 3일부터 16일까지 조금 힘들었다. 단기적으로 우리를 지지하는 분들의 서운함, 섭섭함이 예상됐고 두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비상대책위원장과 당 대표 시절 윤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것과 관련, “상황이 어려워진 것이 안타깝지만 나처럼 직언하는 분이 더 많았어야 한다”며 “대통령을 자주 만난 것을 자랑하며 다닌 분들이 많지만, 그분들이 그 시간에 직언해야 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한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내가 이 대표와 같은 사법 리스크를 갖고 만약 대통령이 됐다고 생각하면 계엄령을 발동해 사법부를 누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나. 아니다”라며 “이 대표는 어떨 것 같나. 저 세력(이 대표 측)은 자유민주주의 기본적 원칙에 믿음이 없어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북콘서트 후 ‘이재명 대표가 개헌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안 낸다’는 기자 질문에 “그분은 대통령직을 자기 범죄를 피하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 아닌가”라며 “많은 분이 개헌 필요성에 동의한다는 점에서 (이 대표의) 그런 입장이 유감스럽다”고 답했다.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 변호인이 탄핵 심판에서 ‘국민들은 이번 비상계엄을 계몽령이라고 이해한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국민은 계몽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국민의힘은 계엄을 옹호하는 정당이 아니라 계엄을 저지한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탄핵 심판에 대해 “헌법재판소 결정을 지켜보겠지만, 헌재의 결정이 대한민국 헌법과 헌법 정신에 맞는 결정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 선포를 위헌·위법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북콘서트에는 김태호·김예지·박정하·배현진·정성국·진종오·한지아 등 국민의힘 의원 16명이 참석했다.